[데스크 시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충격'

입력 2024-11-17 15:00 수정 2024-11-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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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시장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서 발표한 3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 자료였다. 삼성전자가 1위, 중국 하이센스가 2위, TCL이 3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 2위를 차지했던 시장이다.

해당 자료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이 전체 1위, 올레드(OLED) 1위 등의 보도자료를 뿌리며 열심히 홍보할 때 이용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기사나 자료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이유가 있었다. 여전히 국내 기업이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43%에서 30%로 13%포인트(p) 하락했고, 지난해 3분기 2위(20%)였던 LG전자는 하이센스(24%)와 TCL(17%)에 이은 4위(16%)로 밀려났다.

중저가 TV 시장을 내줬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자존심을 지켜왔던 국내 기업에는 충격적인 수치다.

중국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빅3’ 로봇청소기 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로보락은 상반기 프리미엄(150만 원 이상) 시장 점유율에서 6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세를 몰아 로보락은 조만간 일체형 세탁건조기까지 국내에 출시한다.

싼 맛에 쓰던 중국산에 대한 이미지가 허물어지고 있다.

내년 초에는 중국 비야디(BYD)가 국내에 전기차를 출시한다. 비야디는 이미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중국 내수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비약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출시 전 마케팅 포인트도 ‘가격’이 아닌 ‘품질’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그동안의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중국의 추격이 거센 중저가 시장은 자연스럽게 넘기고 프리미엄 시장을 키우는 전략을 썼는데, 이마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센 시장이 패션, 시계 등 브랜드(가치) 소비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언제든 가격 대비 효용이 뛰어나면 소비자들은 이동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그렇다고 일부 프리미엄 가전을 표방하는 유럽 브랜드처럼 가기도 모호하다. 규모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일본 가전 기업의 몰락이 겹쳐 보인다.

물론 우리 기업이 일부 가전 품목의 고전에 당장 흔들리지는 않을 수도 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자동차 전자장치 등으로 사업 변신을 꾀한 사례도 나름 괜찮아 보인다.

일본 가전 산업의 몰락을 상징하던 소니의 부활이 주는 메시지도 있다.

1980~1990년대 ‘워크맨’으로 세상을 흔들었던 소니가 저작권을 무기로 콘텐츠 기업으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물론 주력 사업인 PC 사업을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그리고 20년이 넘는 시간이 있어 가능했다.

글로벌 산업 지형 변화는 누구나 생각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변하고 있고,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이다. 소니가 망가지고, 회복하는데 걸렸던 만큼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나라가 없어져도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던 삼성전자도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불씨 하나에 흔들리는 세상이다.

나는 혹은 우리 회사는 위기가 비껴갈 것이라고 생각은 오산이다. 지금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생태계를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변화에 올라타기 위한 절박함을 담은 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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