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직원 쉴 권리 어디에…매출만 중시ㆍ약속 뒷전"
한화갤러리아백화점 입점사 직원들이 13일 영등포구 한화갤러리아 본사를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VIP 행사 지원 등을 이유로 예정된 정기휴무를 없애거나 정기휴무일에 맞춰 VIP 행사를 개최해 직원들의 기본 휴식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샤넬, 시세이도, 클라란스, 록시땅, 로레알 등 입점 매장 판매직원들로 구성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구성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갤러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사와 동일한 수준의 정기휴무를 시행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조발언에 나선 김소연 노조위원장은 "한화갤러리아는 2022년부터 사업 상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경쟁사 대비 휴무를 적게 적용해왔다"며 "2023년에는 매달 1회 휴무를 보장하겠다고 공문을 통해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올해에도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업계는 연말인 12월을 제외하고 매달 1회 정기휴무를 가진다. 또 백화점들은 ‘P-데이’로 불리는 VIP 쇼핑행사를 진행하는데 갤러리아의 경우 매출 확대를 위한 VIP 행사와 정기휴무 취소가 경쟁사 대비 너무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백화점 소속 정직원은 대체휴일을 보장받지만 입점사 직원들은 누군가 쉬면 나머지 직원의 업무가 늘어난다"며 "백화점이 정기휴무를 지켜야 다 같이 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화갤러리아의 행태에 대해 이미 업계에서 악명이 자자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화갤러리아는 정기휴무 자체도 적을 뿐 아니라 정기휴무날에도 VIP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사실상 정기휴무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압구정 명품관과 광교점 등 매출이 높은 매장에 대해서는 '무휴(無休)월' 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갤러리아는 3월 전 매장 정기휴무를 취소했고 광교점은 휴가철인 8월, 명품관 웨스트관은 지난달 정기휴무를 없앴다.
한편 갤러리아가 휴무일에 진행하는 VIP 행사 자체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이 잇따랐다. 김 위원장은 "VIP 행사는 매장 휴무임에도 돈을 많이 쓰는 고객들만 받고 있다"며 "이는 판매서비스노동자의 휴식권 침탈일 뿐 아니라 고객들에 대한 차별과 이들의 구매권도 함께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