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티행 항공편 일시 운영 중단키로
미국 국적의 스피릿항공 여객기가 카리브 해 섬나라 아이티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인근 도미니카공화국에 긴급 착륙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피릿항공은 이날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출발해 아이티로 향하던 항공기가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에 착륙을 앞두고 총격을 받아 도미니카공화국 북부 산티아고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총격으로 승무원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승객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항공기는 총격으로 손상돼 운행이 중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피릿항공 승무원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지만, 아직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은 아이티의 허브공항인 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스피릿 항공은 추가 조사가 있을 때까지 아이티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과 제트블루 항공도 최소 14일까지 아이티행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FAA에 따르면 이날 아이티로 향하던 두 개의 미국 국적 항공편이 사고 예방 차원에서 회항했다.
이날 총격의 배후나 이유 등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은 없다. 최근 아이티에서는 지난 2월부터 갱단 폭력 사태가 지속하며 치안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올해 아이티에서는 4900명이 살해됐고, 70만 명이 고향을 떠났다. 지난달에는 유엔 헬리콥터가 포르토프랭스 상공을 비행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 대사관 차량도 총격받아 대사관 직원 20명이 대피했다.
아이티 통치위원회는 지난 8일 개리 코닐 총리를 해임하고 기업가 출신 디디에 피즈-에메를 새 총리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아이티계 시민이 110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플로리다에 살고 있다. 아이티로 가는 일일 항공편은 왕복 400달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