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최종 상생안’ 공개불가...공익위원, 검토 착수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마지막 합의만 남겨둬

최종 협상 결렬 시 상생협의체 활동 종료
수수료율 핵심 쟁점…극적합의 가능성 낮아
공정위 "협상 결렬 시 모든 역량 동원"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자영업자들 (연합뉴스)

총 11차례 회의를 거듭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최종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 협상 결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소비자단체와 정부가 배달플랫폼에 압박을 가한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전날 마감시한을 앞두고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최종 상생안을 제출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상생협의체 공익위원들은 이날 해당 상생안을 중재 원칙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출한 상생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되면 회의를 한 번 더 열어야 할 것”이라며 “최종 상생안 내용은 현재로선 외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제출한 최종 상생안으로 합의에 실패할 경우 추가 회의는 열리지 않고, 협상 결렬로 협의체 활동은 종료된다.

7월 23일 출범한 상생협의체는 애초 10월 말까지 결론을 내리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100여 일간 11차례 회의가 개최됐다. 협상이 결렬되면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이 정부 권고안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공익위원이 작성한 중재 원칙은 △차등수수료 적용 △입점업체 부달비 현 수준 정액제 유지 △’무료배달’ 용어 사용한 홍보 중단 △배달앱 멤버십 이용 혜택 제공조건 즉시 중단 △상설 상생협의체 구성 등이다.

핵심 쟁점인 수수료 부분에서는 중개수수료율은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가게 매출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중개수수료율은 평균 6.8%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가게 매출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율 2%를 적용한다. 최고 중개수수료율은 지금 수준(9.8%)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하도록 한다.

제11차 회의에서 배민은 중개수수료 2.0~7.8% 차등 인하,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2.0~9.5% 차등 인하를 제안했다. 단, 배민은 쿠팡이츠가 같은 수준의 상생안에 참여할 것을 전제로 했다.

업계에서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의 극적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점업체 측은 수수료율을 최고 5%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협의체 활동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소비자단체와 정부가 압박에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배달플랫폼이 제시한 차등 수수료율은 독과점적 사업자가 각 시장에 서로 다른 가격을 설정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가격차별’에 불과하다”며 “시장 전체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9.8%의 높은 수수료율의 차등 수수료 적용을 고집하지 말고, 입점업체 측에서 제시한 5% 이내 수수료율 상한을 수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 역시 전향적 상생안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배달앱이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상생안을 제출하기를 촉구한다”며 “(협의가) 제대로 안 되면 공정위가 역량을 다 동원해서라도 신속하게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