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출 됐지만, 국정 성과 야당과 협조에 달려
트럼프 당선에 관세, 방위비 인상 압박도 대처해야
‘캐스팅보트’ 국민민주당 대표 불륜설 폭로 소동도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 이후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소집돼 이시바 총리가 당선됐다. 자민당이 공명당과의 연립여당으로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야당도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30년 만에 결선투표를 거쳤다. 총리 지명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차 투표 상위 2명이 겨루는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가 전체 465표 중 221표, 노다 대표는 151표를 각각 얻었다. 1994년 이후 처음 치러진 결선투표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221표, 노다 대표가 160표를 각각 획득했으며 결선투표 대상이 된 2명 이외 이름을 적은 무효표는 84표가 나왔다.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등 다른 야당 의원들이 예고했던 대로 자당 대표에게 투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의원(상원) 본회의는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시바 총리가 전체 239표 가운데 142표를 얻으면서 여유 있게 통과했다.
이시바 총리는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지만, 야당 협력 없이는 예산안이나 법안 처리가 어렵게 됐다. 현재 중의원은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191석과 공명당 24석, 야당인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각각 38석과 28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국정 성과가 야당의 협조에 달린 만큼 입헌민주당과 자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민주당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자민당과 경제 정책 방향이 비슷하고, 총리 지명 선거에서도 자당 대표에 투표하는 ‘무효표’ 전략으로 이시바 총리 재선출을 도왔다.
선거 직전인 이날 오전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의 불륜 사실이 폭로되면서 본인 거취 문제와 더불어 총리 선거 투표 전략 등에 혼선이 예상됐지만, 국민민주당은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마키 대표는 다카마쓰시 관광대사를 맡는 여성과 불륜 관계라는 보도에 대해 “보도된 내용은 대체로 사실”이라며 “가족뿐 아니라 저에게 기대를 건 전국의 많은 시민께 진심으로 사과를 전한다”고 사죄했다. 이어 본회의 전 열린 당 의원 총회에서도 사과한 다음 정책 실현을 위해 대표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향을 나타내 승낙을 받았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난제다. 입헌민주당은 자민당 정치자금 스캔들로 개혁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배정받아 이시바 내각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등은 정책활동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일본을 향해서 한국과 비슷하게 방위비 증액과 관세 인상 등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말 트럼프 당선인과 조기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맺은 유대관계만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외교적 과제까지 풀어내야 한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곧바로 제2차 이시바 내각을 출범시킨다. 법무상에는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에는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 국토교통상에는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정무관을 각각 기용하고, 관방장관과 외무상 등 주요 각료는 유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