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신작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 최근 역주행에 성공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TL’과 ‘리니지’ 지식재산권(IP)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4일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5% 감소한 4019억 원,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엔씨의 효자 게임인 ‘리니지’의 매출 감소와 올해 내놓은 신작들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2534억 원을,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같은 기간 13.4% 감소한 807억 원이다. 해외 매출 비중도 2분기 35%에서 3분기 28.8%로 줄었다.
특히 8월에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호연’과 6월 출시한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는 출시 이후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했다. 기존의 경영 체제로는 재도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엔씨는 익숙한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배틀크러쉬를 포함해 실적이 부진한 ‘프로야구H2’, ‘프로야구H3’, ‘트릭스터’, ‘퍼즈업아미토미’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와 함께 본사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넥슨과 크래프톤 등이 채택한 독립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했다. 경쟁력이 높은 IP 중심으로 스튜디오를 꾸려 개발의 전문성과 창의성,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IP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28.8%를 차지하는 엔씨에 글로벌 흥행은 절실한 상황이다. 2분기 기준 주요 게임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넥슨 59.8%, 넷마블 76%, 크래프톤 93.9%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매출이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엔씨는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확보를 목표로 게임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스튜디오엑스에서 전담하는 TL은 10월 글로벌 출시 이후 흥행에 성공하며 메가 IP로 성장 중이다. 출시 첫 주 이용자가 300만 명을 넘어 선 TL은 출시 20일 만에 이용자가 400만 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1위에 오른 후 미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서구권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올해 4분기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 ‘LLL’, ‘택탄(TACTAN)’ 등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 는 “시장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올해 4분기에 출시할 ‘저니 오브 모나크’에 기대감이 높고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재무 의미 있는 재무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홍 CFO는 비용 효율화 관련 “개발 중인 프로젝트 6종을 중단했고 일부 조직이 정리됐고 현재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이 시행되고 있다”며 “개편 작업은 4분기 중으로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새로운 비용 구조로 회사의 운영 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결단을 통해 변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현재 여러 가지 변화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