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책 ‘엇박자’에 은행 배만 불린다…예대금리차 확대

입력 2024-11-03 13:52 수정 2024-11-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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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예금품 줄고 대출 금리는 그대로…저축은행도 예대금리차 '쑥’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예금·대출 금리 엇박자에 '속웃음'을 짓고 있다.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예적금 금리는 본격적으로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은행권을 향한 비판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55%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3.15∼3.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상단이 0.25%포인트(p) 낮아졌다.

주요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본격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 거치식 예금 5종 금리를 0.25∼0.4%p, 적립식 예금 11종 금리를 0.25∼0.55%p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3일과 이달 1일 적금 상품 금리를 0.2%p씩 내렸다. 하나은행 역시 이달부터 수신상품 11종의 기본금리를 0.05∼0.25%p 낮췄다.

SC제일은행과 토스뱅크도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p, 0.3%p 인하했다. 아직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은행들도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1일 기준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60∼5.860%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11일(연 3.880∼5.8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80%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도 연 4.090∼5.754%로, 3주 전(연 3.990∼5.780%)보다 하단이 0.1%p 높아졌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4.750∼6.480%) 역시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에서 3.4%로 상승하면서 하단이 0.04%p 높아졌다.

저축은행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 예금 평균금리는 3.60%로 지난달 초 3.70% 대비 0.1%p 내렸으며, 올해 초 3.96% 대비로는 0.36%p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05%p 내렸다. SBI저축은행은 같은 달 28일 9개월 이상 15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연 3.7~3.8%에서 3.45~3.55%로 인하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정기예금금리를 만기에 따라 0.03~0.04%p 낮췄다.

저축은행 역시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은 일반은행 대비 대출금리가 높은 중금리 대출 수요가 높아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의 3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조48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늘었다. 금융당국이 정한 하반기 금리 상한은 17.25%다.

은행권에서는 한동안 대출금리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를 반영하게 되면 대출 금리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겠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관리가 최우선인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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