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회수·재사용 능력확보 총력전
한국, 소형로켓 통해 틈새 노릴만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선 중 가장 크고 강력한 발사체다. 또한 빠르게 공중 회수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로켓시스템 대신 비행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하고, 착륙 후 몇 시간 만에 연료 보급 및 재이륙이 가능한 발사체를 개발한다는 열망의 일차적 성과다.
이런 열망은 10월 13일 스타십의 다섯 번째 시험비행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초로 발사 및 연소 종료 후에 스타십의 1단인 슈퍼 헤비 부스터를 발사대 인근에 하강시켰다. 그리고 발사대 인근 공중에서 맴돌다 펼쳐진 로봇 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발사체 엔진 및 우주선을 신속하게 재사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연소 종료 후 이들을 발사 위치로 되돌리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상단에 위치한 우주선도 같은 방식으로 회수하고자 한다. 하지만 기술적 난도로 인해 상단 우주선을 회수하는 데는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전통적인 로켓 회수 방식은 1단 연소 후에 자유낙하를 통해 바다에 낙하된 로켓 엔진을 건져 올려 유지 보수를 통해 재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스페이스X는 2017년 당시 세계에서 유일하게 팰컨 9 위성발사 임무에서 1단 로켓의 재사용에 성공하였다. 1단 부스터 엔진을 역추진을 통해 지상 및 해상의 드론십에 수직으로 착륙시켰다. 성공적으로 운용 중인 팰컨 9 발사체의 1단 엔진의 경우 한 달 정도의 보수 작업을 거쳐 바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사용 기술 확보를 위한 로켓 회수 방법 중에 ‘공중 회수’는 소형위성발사체 일렉트론을 운용하고 있는 로켓랩이 2022년 시도한 바 있다. 1단 로켓이 연소된 후 낙하산에 매달려 지상으로 낙하하는 도중 헬기를 이용해 낚아채 회수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헬기가 일렉트론 로켓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바다에 떨어뜨려 실패한 바 있다.
재사용 엔진의 활용기술은 스페이스X가 최초로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로켓 재사용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연구해왔으며 실질적인 재사용은 우주왕복선의 궤도선 및 주 엔진부터였다. 재사용이 가능했기에 여객기처럼 운영함으로써 우주택시의 역할을 기대했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초기에 목표로 했던 당시의 발사비용은 1000만~2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원래의 목표대로 발사 및 운영비용을 줄이지 못해 1회 발사비용은 4억~5억 달러를 상회했다. 초기에는 우주비행 귀환 후에 외부탱크 및 로켓부스터를 장착하면 2주 내로 재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궤도선과 엔진은 외부의 열 타일을 교체하고 엔진 보수를 위해 8~9개월이 걸렸다. 결국 우주왕복선은 운용을 시작한 지 30년 만인 2011년 완전히 퇴출되었다.
스타십은 인류가 개발한 로켓시스템 중 가장 크고 강력하다. 1969년 인간을 최초로 달 표면에 데려간 새턴 V 로켓보다 약 2배나 강력하다. 1단 부스터의 바닥에 있는 33개의 랩터 엔진은 약 7400만 뉴턴의 추력을 생성한다. 스타십은 최소 150톤 무게의 탑재물을 지상에서 저궤도까지 옮길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은 2026년 달 탐사에 스타십을 활용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더 먼 미래에 스타십이 인간을 화성으로 운송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편도 여행만 약 8~9개월이 걸린다.
1차례의 시험발사에 성공했지만 1단 슈퍼 헤비 로켓을 발사대 타워에서 회수하는 것과 33기의 클러스터링 엔진을 운용하는 것은 고난도의 도전적 기술이다. 최소 5~6차례의 시험비행을 통해 성능의 안정화를 담보해야 한다.
현재도 미래에도 스페이스X는 재사용 엔진을 이용한 팰컨 9 및 스타십 운용을 통해 발사비용을 최소화하며 세계 발사체서비스 시장을 독주하고 우주산업을 선도할 것이다. 스페이스X와 경쟁할 수 있는 업체가 출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재사용 발사체가 아닌 소형 시험로켓의 역추진, 정밀착륙, 유도제어 기술연구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기술, 인력 및 자금의 한계로 인해 대형 발사체 및 대형 로켓의 재사용은 도전해 볼 생각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발사체 기반 기술과 전문인력의 신속한 양성 및 소형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