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회복 더뎌…의존도 줄이기 주력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LG생활건강은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실적 회복은 아직 더딘 모양새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이 1조68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50억 원으로 160.5% 늘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9772억 원, 영업이익은 652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9.9%, 277.7% 증가했다.
실적 향상은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이 북미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 인수에 따른 편입 효과 덕분이다. 적자를 이어오던 해외 사업의 경우 흑자 전환했지만, 주력인 중화권에선 매출이 하락하고 적자 폭도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화권 의존도를 낮춰 실적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집중 육성 중이다. 중국의 경우 질적 성장을 위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우울하다. 이 기간 매출은 1조7136억 원, 영업이익은 106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 17.4%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11.8%, 27.5% 줄어들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한 6506억 원, 영업이익은 42.8% 증가한 114억 원을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화장품 사업의 회복세가 여전히 더디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더후' 브랜드 매출이 325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했다"며 "해외 화장품 매출 증가율 개선은 긍정적이나 모멘텀이라 하기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수익성이 악화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시장에 주력해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다. 북미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윌그린스', 'CVS', '월마트 캐나다', '크로거' 등 현지 드럭스토어나 대형마트 등 채널 입점도 확대하고 있다.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 밴처캐피탈(VC)이자 스타트업 육성 전문기관인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Draper Startup House)와 함께 글로벌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발굴한 회사와 함께 뷰티테크 기술력을 함께 키워 'K뷰티 글로벌화'를 추진한다.
한편 애경산업의 경우 이날 3분기 매출 1653억 원, 영업이익 9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48% 감소한 성적으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