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위탁운용계획 수립 당시 국내 위탁비중 10% 적절 판단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운용사에 대한 외화자산 위탁비중(장부가 기준)은 3.8%로 집계됐다. 작년말보다 0.1%포인트(p) 올랐다. 국내 자산운용사 위탁비중은 2021년말 1.6%에서 2022년말 3.5%로 확대된 이후 3년째 3%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의 한은 외화자산 비중은 작년말 63.5%에서 올해 9월말 66.6%로 증가했다. KIC에 대한 한은의 위탁원금 규모는 2019년부터 300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 측은 KIC의 위탁자산 비중이 상승한 것에 대해 “한은이 KIC에 운용자금을 추가 위탁한 것이 아니라 KIC 이외의 위탁운용사로부터 위탁자산을 회수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국내 자산운용 위탁 비중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2022년 위탁운용계획을 수립할 때 국내 위탁 비중을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에 한은의 해외자산 위탁비중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은행의 해외 자산운용 위탁 결정은 한국의 자산운용 역량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한은의 연구용역 보고서인 ‘한국은행 외화자산 위탁운용의 국내 자산운용산업 영향력에 대한 연구’에 담았다.
한국은행의 위탁자산을 맡고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는 5개사다. 유형별로 보면 선진국 주식을 운용하는 국내 운용사가 4개로 위탁규모도 17억5000만 달러로 가장 많다. 이어 선진국 채권은 4개 운용사가 7억 달러를, 중국 주식은 3개 운영사가 5억9000만 달러를 각각 운용 중이다.
국내운용사에 대한 외화자산 위탁 비중을 확대할 경우 국내 운용사 규모도 그만큼 늘릴지도 관심사다.
한은은 ‘외화자산 국외운용규정’ 등에 정해진 기준과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산규모 등을 고려한 후보기관 조사 → 정량적 평가(서류 심사) → 현지방문조사 → 정성적 평가(프리젠테이션 심사) → 최종순위 결정 → 계약체결의 순서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의 위탁운용 과정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를 포함해서 자산운용사의 개수에 대해서는 별도로 목표를 설정하거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다만, 운용사 간 자산운용 규모 및 운용역량에 차이가 크고 글로벌 운용사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목적에 비춰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도 감안할 경우 자산운용사 개수를 크게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태호 의원은 “한은은 국내 자산운용사에 대한 외화자산 위탁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운용사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