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올해 지주사 설립 재추진 검토

입력 2009-07-14 15:49 수정 2009-07-14 16:3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외국계은행 무리한 덩치키우기 안정성부터 따져봐야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지 1년 3개여 월 만에 지주사 설립을 재추진 한다.

만약 이번 지주사 전환이 성공하면 외국계 은행으로는 SC제일은행에 이어 두 번째 금융지주사가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씨티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는데 국내 금융법상 걸림돌이 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외국계 은행들이 제2의 금융위기가 오면 국내 자금을 해외로 유출할 수 있고 무리한 덩치 키우기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이 최근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작년 4월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이서 연말까지 지주회사 예비허가 신청 및 설립준비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지 1년 3개월만이다.

씨티은행은 이미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미국 씨티그룹이 공적자금에 들어가고 심지어 금융감독원의 증권사 설립인가도 실패하면서 지주사 설립이 모두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현행 금융법상의 모든 절차를 끝냈으며 TFT(테스크포스팀)을 구성 연내 지주사 설립을 끝마치겠다는 계획이다.

TFT에서는 가칭 한국씨티금융지주회사 밑에 자회사로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씨티크레딧신용정보(CCS)를 두고, 또 대출모집인들로 구성된 전문 판매법인을 신설해 이를 포함 모두 4개의 자회사를 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준비했던 증권사 신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을 위해 TFT를 구성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증권사 설립이나 보험사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주사 출범시 초대 회장 및 은행장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지만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하 행장인 연임하면서 회장 겸임도 같이 하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현수 삼성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씨티은행이 비은행 계열사가 크지 않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데 국내 금융법상 크게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씨티그룹의 유동성 지원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자체 자금만 된다면 충분히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너도나도 지주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금융법상 국내 규제체제가 은행보다 금융지주가 더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은행사업 이외에 증권이나 보험 같은 금융 투자업 등도 같이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의 예대업무가 크게 위축되면서 자회사인 증권사이나 보험사를 통해 고객의 자금을 유치하거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예대업무가 위축되면서 은행의 수익창출이 보험이나 증권사보다 수익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은행들의 지주사 전환은 필수요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의 무분별한 지주사 전환이 부정적인 역할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은 본사가 해외에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설립된 은행이기에 국내 은행과 차별을 둘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제2의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외국계 은행이라는 창구를 통해 자본 유출이 빈번해질 수 있다”면서 “국내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고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곧바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행태가 보여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은행들의) 무분별한 지주사 전환은 자칫 규모가 커질 경우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곳으로 확대해서 퍼질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제2의 금융위기가 온다고 해도 국내자본을 해외로 빼돌릴 수 있는 방법은 실질적으로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부 씨티은행에 대해 과거 론스타나 소버린 같은 기업을 사고파는 사모펀드와 비교해 먹튀를 하는 것이아니냐는 우려를 가진 분들도 있지만 우리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기관이다. 특히 한미스와프체결도 씨티은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이미 잘알려져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수십명이 함께 뛰는 '러닝크루', 이제는 민폐족 됐다?
  • 고려아연 공개매수 돌입…주당 83만 원에 '전량 매수'
  • 중동 불안에 떠는 원유시장...국제유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나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단독 건전성 急악화한 금고 150곳인데…새마을금고중앙회, 30곳 연체율만 점검 [새마을금고, 더 나빠졌다下]
  • 제18호 태풍 '끄라톤' 덮친 대만…무너지고 부서진 현장 모습 [포토]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106,000
    • +2%
    • 이더리움
    • 3,270,000
    • +2.67%
    • 비트코인 캐시
    • 438,500
    • +1.18%
    • 리플
    • 721
    • +1.41%
    • 솔라나
    • 193,000
    • +4.1%
    • 에이다
    • 475
    • +1.93%
    • 이오스
    • 644
    • +1.9%
    • 트론
    • 212
    • -0.93%
    • 스텔라루멘
    • 124
    • +2.4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00
    • +3.76%
    • 체인링크
    • 14,960
    • +3.46%
    • 샌드박스
    • 342
    • +3.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