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전국 소규모 상가(2층 이하·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8.01%로 전년 동기(6.95%) 대비 1.06%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7%대에 진입한 데 이어 3분기 연속 오름세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유행했던 2020년 1분기(5.6%)와 2022년 1분기(6.4%)보다 높다.
반대로 임대료는 내림세다. 같은 기간 전국 소규모 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동기(99.11)와 비교했을 때 0.42포인트 내린 98.69로 집계됐다.
경매 시장에 나오는 상가 물건도 늘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조사 결과 이달 전국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974건으로, 전월(2064건)에 비해 4.4% 줄었지만 1월(1807건)과 비교하면 9.2% 늘었다. 7월에는 2294건을 기록하며 2013년 1월(2512건)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월별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2021년 3월(1132건) 이후 2년간 1000건을 하회했다. 지난해 4월(1091건) 이후 증가세를 보이더니 올 6월(2083건)부터 9월까지 세 달 연속 2000건을 넘어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내려갔지만, 수익률이 호전될 만큼의 낮은 수준은 아닌 데다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위축됐고 임대시장 역시 활발하지 못하다”며 “시중금리나 임대료 등을 감안할 때 한동안 상가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2분기 전국에서 발생한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총 913건으로 전 분기(995건)와 비교해 8.2%, 전년 동기(973건)보다는 6.2% 감소했다.
지식산업센터는 2021년 분기 평균 약 2000여 건 거래되며 투자자 사이 높은 인기를 보였으나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이 급증한 2022년 3분기(973건)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올해 2분기까지 거래량은 1000건 안팎으로 폭락한 상황이다.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전국 지식산업센터 총 거래금액은 1분기 4230억 원에서 13.1% 줄어든 36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4137억 원)와 비교해도 11.1% 감소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일부 지역의 거래는 이뤄질 수 있겠으나 시장 불균형과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단기간 내에 거래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조직적 전세 사기로 인해 ‘찬밥 신세’가 됐던 오피스텔은 최근 반등의 시동을 걸었다.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 1~8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6705건으로 전년 동기(5576건) 대비 20.2%(1129건) 늘었다. 매매가 또한 바닥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2022년 2분기 이후 2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정부가 8·8 공급대책을 통해 오피스텔 매입 규제를 완화해준 영향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2027년 12월까지 전용면적 60㎡ 이하 신축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매수하면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이 같은 지표를 오피스텔 시장의 회복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정주 여건이 좋고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에 있는 일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올랐을 뿐, 지방에선 여전히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임대수익 목적의 투자 수요가 많은 소형 오피스텔은 임대 수요 기반이 양호한 우량자산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의 특성상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한 조정 국면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