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한 종류인 아이폰에 브랜드 이미지 밀려
삼성전자, 새로운 브랜드 위해 내부적으로 스터디 진행
삼성전자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이뤄진 '갤럭시' 스마트폰의 브랜드 세분화를 검토 중이다.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선보여 성공을 거둔 것처럼 갤럭시 브랜드를 세분화해 고급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브랜드 변경 혹은 추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및 신규 브랜드 론칭의 장단점 등을 스터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모든 스마트폰에 '갤럭시' 브랜드를 사용 중이다. 갤럭시 Z, S, A, M, F 등 뒤에 알파벳을 붙여 폴더블폰과 프리미엄폰, 중저가폰을 구분한다.
문제는 10만~20만 원대부터 200만 원을 넘는 모든 스마트폰이 '갤럭시'로 불리다 보니, 프리미엄 제품만 출시하는 아이폰과의 브랜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역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ㆍ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갤럭시에 너무 많은 라인업이 있어서 혁신적 변곡점이 있을 때 새 이름을 기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선 선두를 줄곧 달리고 있지만 판매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수익성 측면에서 중요한 프리미엄 라인업에선 아이폰에 뒤처진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두드러진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10명 중 9명이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이 올해 7월 발표한 ‘2024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 현황 조사’를 보면 20대(18~29세) 응답자의 64%가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20대 여성으로 좁히면 아이폰을 쓰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무려 75%에 달한다.
보통 아이들은 부모님이 사준 갤럭시 보급형 모델로 처음 스마트폰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갤럭시 보급형 제품과 아이폰의 성능 차이가 크다 보니, 결국 아이폰 선호도가 더 높아지게 된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란 고급 브랜드를 만든 것처럼 삼성도 갤럭시를 능가하는 고급 브랜드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 이후 7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현재 제네시스는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명 교체나 추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 고민해야 할 게 많을 것"이라며 "새로운 브랜드명이 필요하다는 걸 삼성에서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새 브랜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