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러시아 깊어지는 밀월...“인도 제약사, 러에 엔비디아 AI칩 수출했다”

입력 2024-10-28 16: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인도, 서방과 관계 유지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
인도 제약사는 의약품 외에 첨단 서버 러시아에 수출
브릭스 정상회의 기점으로 양국 밀월 관계 우려 커져

▲블라디미르 푸틴 (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카잔(러시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카잔(러시아)/AP연합뉴스

인도 제약회사가 러시아에 첨단 반도체 수출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역 정보업체 임포트지니어스 등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에 있는 ‘슈레야 생명과학(Shreya Life Science)’는 올해 4~8월 델(Dell)의 최신 서버 1111대를 러시아로 수출했다. 수출된 서버들은 델의 ‘파워엣지 CE9680’ 서버로 알려졌는데, 여기에는 엔비디아와 AMD가 만든 인공지능(AI)용 최첨단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다. 즉 수출된 서버 중 998개가 엔비디아의 H100 칩이 장착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해당 칩과 서버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금지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인도는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해당 서버들은 러시아의 무역회사 2곳을 통해 러시아로 수입됐다.

슈레야 생명과학은 인슐린, 항생제, 위장약과 같은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러시아에 220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판매했다.

이 회사는 오래전부터 러시아 수출 의존도에 대해 예전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2011~2013년까지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2015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대러 제재와 루블화 폭락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급기야 2015년 은행대출을 갚지 못해 인도 주요 은행들이 부채를 탕감해주기도 했다.

슈레야 생명과학이 러시아에 ‘합법적’으로 첨단 기술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해인 2022년 9월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파악된 슈레아의 최첨단 기술 제품 수출은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동시에 첨단 반도체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조치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인도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를 통해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러시아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서방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석유를 저가에 매입하고 러시아산 무기 수입도 계속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주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긴밀하고 심화한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러시아로 향하는 첨단 제품 공급 루트에서 인도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인도는 사실상 수출을 위한 환적(transshipment) 지점이며, 실제로 제품 원산지는 사실상 말레이시아라고 전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인도 수입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1407대의 파워엣지XE9680 서버가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로 수입됐으며, 러시아로 수출되는 최소 834대의 동일 서버의 선적 서류에 원산지는 말레이시아로 적혀있다.

미국이 이러한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은 올여름 인도 최대 경제단체인 인도산업연맹(Confederation of Indian Industry)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의 군사 산업 기지와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 등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인도 환적을 통한 러시아 수출이 지난해 12월부터 늘어났다고 보고, 이미 인도의 일부 기업을 제재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인터뷰에서 “모디는 정말로 큰 나라의 총리다. 그런 나라가 종전에 관심이 있다고 그저 말만 할 수 없다”면서 “모디 총리는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 자원 수입과 국방산업 활동을 차단해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축소함으로써 종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델은 성명을 내고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내 제품 판매 및 서비스 제공과 지원을 중단했으며, 엄격한 무역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태풍 '콩레이' 열대폭풍으로 약화…한반도 비바람 몰고 왔다
  • 한국판 블프 '코리아 세일 페스타' 할인 시작…포터EV 500만 원 싸게 산다
  • 제주공항 오늘 윈드시어 특보…이용객 유의
  •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 오늘 쿠바와 평가전…중계 어디서?
  •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 '건강한 밥상' [십분청년백서]
  • 서울에는 김밥·구미에는 라면…주말 분식 축제 [그래픽 스토리]
  • [1보] 尹지지율 20% 벽 무너졌다...“19%로 최저치” [한국갤럽]
  • 지드래곤, ‘파워’ 발매되자마자 차트 올킬…용의 귀환다운 화제성
  • 오늘의 상승종목

  • 11.01 11:3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344,000
    • -4.21%
    • 이더리움
    • 3,480,000
    • -5.97%
    • 비트코인 캐시
    • 488,900
    • -5.8%
    • 리플
    • 709
    • -2.21%
    • 솔라나
    • 232,600
    • -4.91%
    • 에이다
    • 470
    • -5.24%
    • 이오스
    • 609
    • -4.99%
    • 트론
    • 233
    • -1.27%
    • 스텔라루멘
    • 128
    • -2.29%
    • 비트코인에스브이
    • 70,250
    • -2.7%
    • 체인링크
    • 15,800
    • -7.17%
    • 샌드박스
    • 334
    • -5.9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