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하이닉스가 견인…삼성은 삼성전자가 억제
신규 상장 수혜 등 HD현대 증가 폭에도 주목
전체 그룹 시가총액이 연중 감소한 가운데, 그룹 시총 1·2위인 삼성과 SK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연초 LG를 추월하며 시총 2위로 등극한 SK는 계열사 호실적에 힘입어 파죽지세로 시총을 확대했다. 반면, 삼성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부터 흔들리며 시총이 줄었다.
한국거래소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 30분 기준 현재 기준 전체 그룹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약 81조2647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는 각각 1.90%, 3.34%가량 하락했다.
이 가운데 SK는 28일 기준 연초 대비 시총을 22%(약 39조613억 원) 늘려 약 220조779억 원을 달성했다. 1월 초, LG를 추월해 시총 2위를 달성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LG는 시총이 약 10%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 그룹이 전체 그룹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변했다. 연초, 삼성과 SK는 전체에서 각각 39%, 11%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5일 기준 34%, 14%를 차지하며 대략 상대 그룹이 빠진 만큼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SK 시총 증가에는 연초 대비 시총이 40% 증가한 SK하이닉스가 단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32.8%(16조4588억 원) 늘었다.
그 외 SK스퀘어(77.95%), SKC(62.58%)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SK의 시가총액 확대를 견인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SK는 일부 자회사를 제외한 전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 모멘텀은 지속 가능할 전망”이라며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핵심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 흐름과 함께 SK스퀘어의 영업이익 극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의 시총은 같은 기간 약 17%(112조3278억 원)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26.37% 하락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8.95% 오르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39조7000억 원에서 37조1000억 원으로 낮추며 목표 주가도 하향한다”라며 “신규 목표 주가는 올해 예상 주당순자산(BPS)에 역사적 중간 주가순자산비율(P/B) 배수 1.38배를 적용해 7만6000원으로 조정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그 외 눈여겨볼 만한 그룹사는 HD현대로, 연초 대비 대략 83%(28조2234억 원) 증가한 62조426억 원의 시총을 기록했다. 증가 이유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주인 HD현대일렉트릭이 연초 대비 327.01% 급등한 점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신규로 상장한 점이 지목된다. 28일 기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약 5조983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