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69년 달에 최초로 인간 발자국을 남기는 데 힘을 보탰던 보잉이 우주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천은 8월 부임한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주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이 소식을 최초로 전했다. 보잉은 포천에 시장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보잉은 오트버그 합류 전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가 소유한 우주회사인 블루오리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사업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보잉의 우주사업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지원과 우주비행사를 ISS로 운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유인 우주캡슐 스타라이너 등이 있다.
보잉은 수십 년 동안 아폴로 우주비행사 임무와 ISS 건설 등 NASA의 대형 프로그램을 함께 수행해 왔다.
이렇게 보잉이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주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737 맥스 기종 등 항공기의 잇따른 기체 결함 사고, 정부의 조사와 벌금, 실적 부진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여기에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16년 만의 파업으로 대부분의 생산이 중단돼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스타라이너 사업 자체도 6월 기체 결함에 따른 유인 시험비행 실패 등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두 명의 우주인이 스타라이너 우주선으로 ISS로 갔지만, 캡슐 결함으로 지금까지 지구에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 NASA는 내년 2월 발사 예정인 보잉 경쟁사 스페이스X 우주선으로 이들을 귀환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