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직류배전망, 한국이 국제표준 주도…기술위원회 신설 제안

산업부, IEC 총회 참석해 '중전압 직류배전망' 국제표준 제정 추진
직류배전망 시장, 2029년 15조 원 시장 규모…한국 기업 기술경쟁력 확보

▲중전압 직류배전망 (MVDC) 개념 모식도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2029년 약 15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직류배전망 시장에 한국의 국제표준 주도를 위한 발걸음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1~25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2024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에 참석해 '중전압 직류배전망(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기술위원회(TC·Technical Committee) 신설을 제안했다고 27일 밝혔다.

IEC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표준을 관리하는 국제표준기구로 산하 TC에서 기술 분야별 국제표준 개발을 전담한다.

이번 신규 TC 설립 제안은 지난 5월 우리나라가 제안한 MVDC 기술이 IEC 차원의 미래 표준화 핵심 분야로 선정됨에 따른 후속조치로 추진됐다.

MVDC는 고압직류(≥100 kV) 선로와 저압직류(≤1.5 kV) 지선을 연결하는 직류배전망을 말한다. MVDC는 생산 측면에서 수소연료전지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되는 직류를 그대로 전송할 수 있어 전력 전송 효율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직류로 생성된 전력을 교류 배전망에 맞추기 위해 교류로 전환 전송해 효율이 떨어진다.

수요 측면에서도 전기차 급속충전 설비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직류를 직접 사용하는 미래 수요 증가에 대응이 쉽다. 특히 교류 대비 배전 설비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전자파 발생도 적다.

이번 TC 신설은 한국이 2011년 'TC 119'(인쇄전자), 2017년 'TC 124'(착용형스마트기기)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TC 신설 제안을 통해 향후 직류배전망 국제표준화를 담당할 TC 간사국을 수임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되는 직류를 그대로 전송할 수 있어 향후 5년 뒤 15조 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직류배전망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종욱 국표원장은 "이번 IEC 총회에서 직류배전망 TC 신설 제안은 우리나라가 미래 전력인프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라며 "TC 신설을 차질 없이 준비해 우리나라 전기·전자 산업계의 국제표준화 경쟁력 강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번 총회에서 9월 대통령 체코 순방의 후속 조치로 체코 간 산업·통상·에너지 등 전면적인 경제협력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AI 및 전기차 충전기 분야 기술표준 워크숍, 한-체코 표준협력포럼 개최하고, 체코 표준계량시험원과 표준협력 양해각서(MOU) 시행계획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한-체코 간 긴밀한 표준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