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ㆍ빠른 납기 앞세워
200억 달러 수출 기대감 ↑
국내 방위산업계가 올해 200억 달러 수출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방산 기업은 호주, 폴란드, 페루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실적을 쌓으며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방산 4사의 3분기 매출은 5조57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4조4516억 원) 대비 25.1%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02억 원으로 125.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실적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해외 매출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 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항공기 정비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항공 엔진 부품 판매도 확대됐다.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급증한 무기 수요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 튀르키예 방산업체 테러 등 글로벌 안보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뛰어난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능력을 강점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방산 수출의 호조로 정부의 수출 목표인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미사일 천무와 K9 자주포 등의 폴란드 수출 물량이 잇따라 예정돼 실적 상승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25일 K9 등 주요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는 2014년 K9 차체 120여 대를 폴란드에 수출한 후 2022년에 K9 212문과 천무(호마르-K) 218대 등 총 8조20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엔 K9 152문과 천무 72대 등 5조6000억 원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라트비아, 베트남 등 추가 수출도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2차 계약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납품을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180대에 대해서만 4조5000억 원 규모의 실행 계약이 성사됐고 나머지 820대에 대한 구체적인 납품 계약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방한으로 이르면 내달 2차 이행 계약 체결 기대감이 전해진다. 루마니아 사업도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수출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
KAI는 1조7000억 원 규모의 UAE 수리온 수출 계약이 연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늦어도 2025년 상반기에는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즈베키스탄과 1조1000억 원 규모 FA-50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필리핀과의 FA-50 추가 수출 계약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 12대의 FA-50 추가 도입 사업으로 계약 규모만 1조10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최근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II’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3조7000억 원으로 국내 개발된 중거리ㆍ중고도 요격체계 천궁 II를 공급한다.
말레이시아는 신형 초계함의 방공 미사일로 해궁 함대공 미사일을 채택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튀르키예 STM 조선소에 Ada급 초계함 3척을 발주했는데, 해당 함정들의 방공미사일로 미국의 램(RAM) 대신 해궁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택했다. 올해 최종 테스트를 통과한 비궁 유도 로켓의 미국 수출도 내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