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서 문제아로” 삼전 22% 빠진 것 치고는 코스피는 플러스 ‘선방중’

입력 2024-10-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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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두 달째 2500~2600 박스권 구간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하락 폭에 비교하면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1위 대장주다. 코스피 지수 전체 방향성이 삼성전자 단일 종목의 주가 흐름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줄곧 우하향하면서 코스피 전체 내 시총 비중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전일보다 0.33%(200원) 오른 6만1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2주 동안 52주 신저가를 나날이 갈아엎으면서 장중 저가 5만8900원(10일)까지 흘러내렸다. 삼성전자의 연초 대비 하락률은 22.3%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는 올 들어 0.76% 상승률을 보였다. 연초 2655.28이었던 지수는 7월 장중 2870선까지 오르며 2900의 벽을 넘기는 듯했지만, 8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나스닥, S&P 등 글로벌 주가 지수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16포인트(0.39%) 오른 2633.45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독보적이다. 연초 한 주당 7만85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 6만 원 선 마저(종가 기준) 내어줘야 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6만 원 선을 내준 건 작년 3월 16일(5만9900원)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 3월 20.55%에서 9월 18.61%로 약 2%p 낮아졌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최저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 120조 넘게 날아갔다. 코스닥 기업 3곳 중 하나가 증발한 셈이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이처럼 부진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걸 감안하면 그럼에도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비교적 잘 버텨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수를 지탱한 것은 기계 방산, 금융 지주, 바이오산업 등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중공업(47.18%), 운수장비(21.98%)를 필두로 코스피200 금융(40.34%), 보험(30.63%), 금융업(29.81%), 증권(24.51%) 등 금융 업종의 주가도 양호했다. 코스피200 헬스케어(30.39%), 의약품(26.79%) 등도 올 들어 약 30%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처참한 이유는 3분기 ‘어닝쇼크’(실적 악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진, 대만 TSMC와 벌어지는 격차, 외국인투자자의 대량 매도 등이 거론된다.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의 대표 사업부인 반도체 업황의 회복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공통적이지만,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디커플링할 가능성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반도체 산업의 위기라는 시장 공통의 위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개별 기업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주요 반도체 기업 가운데에도 유난히 주가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오히려 36.3% 상승해 대조적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수급과 밸류에이션 경로는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수급 대응이 좌우하는데 현재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비중은 53.3%로 장기평균 51.9%를 웃돈다. 글로벌 반도체 피크아웃 논쟁, 삼성전자의 산업 경쟁력 약화, 실적 불확실성 등 삼중고 국면에서 외국인 투자자 측 수급은 당분간 중립 이하의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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