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D램 기술 5년 내 한계 봉착…美ㆍ中ㆍ日처럼 자금 쏟아부어야”

입력 2024-10-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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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역대 산업부 장관 초청
‘반도체 패권 탈환 과제’ 특별 대담
美ㆍ中ㆍ日, 업체에 막대한 지원…
“우리나라도 보조금 지원 시급”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1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산업부장관 초청 특별대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1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산업부장관 초청 특별대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기술 한계와 후발국의 추격 등으로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우리나라 D램 기술은 5년 내 한계를 마주할 수 있으며, 중국처럼 국가적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과 직접환급제도, 송전망 건설 등 실질적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역대 산업부 장관을 초청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 특별 대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역대 장관들이 참석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미국, 중국 및 일본은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자국 기업과 현지 투자 기업에 제공해 기술 혁신 및 선점을 위해 앞다투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반도체 생산능력이 중국과 대만에 갈수록 뒤처질 수밖에 없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도 패배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반도체 산업이 처한 회색 코뿔소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자”고 덧붙였다. 회색 코뿔소는 꾸준한 경고를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소를 의미한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미래와 전략’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현재의 2차원(2D) 스케일링(Scaling)에 기반한 D램(DRAM) 성능 향상 추세가 향후 5년 내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석좌교수는 “수직구조 낸드플래시와 유사한 적층형 3D DRAM 구조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향후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및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해 한국이 후발국가 대비 보유한 D램 분야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급격한 추격을 경계했다. 황 석좌교수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더딘 발전과 메모리 분야 경쟁력 저하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장래에 불안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수급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약점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반도체 대표 기업 SMIC에 2억7000만 달러 규모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대주주(지분비율 30% 이상)로서 정부 주도의 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보조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김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은 세액공제 같은 간접 지원 방식에 머물러 있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도저히 이겨나갈 수 없는 경쟁 구도”라며 “우리도 미국 등 주요국처럼 보조금 지급이나 직접환급제도(Direct Pay)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고 밝혔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1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산업부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1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산업부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이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단순히 개별 기업에 대한 혜택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미국, 중국, 일본이 막대한 보조금 지원을 결정한 것은 반도체가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전력 수급 문제도 지적했다. 윤 전 산업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요인은 AI와 사물인터넷(IoT)으로 반도체 칩은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2030년에는 현재 발전 용량의 50% 이상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타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양질의 다양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육성은 물론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통해 마련된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산업부 장관은 “PC 시대와 모바일 시대를 거쳐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제품 수요와 기술 변화, 그리고 기업의 경쟁력 판도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업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경영 판단 및 기민한 대응과 함께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별초청 자격으로 대담에 나선 이 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시대의 기술 혁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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