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9월 12일~10월 11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일명 슈드로 불리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D)’였다. 국내 투자자는 한 달간 슈드를 약 9300만 달러(약 1262억 원) 순매수했다.
슈드는 미국 대표 고배당주 100개에 투자하는 미국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다. 배당주는 금리 인하 수혜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고정 수익 자산의 수익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배당주가 주목받기 때문이다. 또한, 빅테크의 변동성, 혼란한 국제 정세 등도 배당주를 택한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3X 베어(SOXS) ETF’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기술주 하락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국내 투자자는 이 상품을 약 8400만 달러(약 1140억 원) 순매수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종목이랑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매도·매수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매수 금액은 약 2억 달러, 평균 매도 금액은 약 1억7500만 달러였는데, SOXS는 약 17억 달러 매수, 16억 달러 매도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급변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매매가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메타가 순매수 4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국내 투자자의 사랑을 받은 기술주도 있지만, 연간 추세에 비하면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최근 한 달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기술주 상승에 투자한다고 간주할 수 있는 종목은 3개(META, QQQ, ARM)였는데, 기술주 하락에 투자한다고 간주할 수 있는 종목도 3개(SOXS, SQQQ, NVDQ)였다.
올해 국내 투자자 순매수 종목 20개 중 기술주 상승에 투자한다고 간주되는 종목이 1~3위인 엔비디아, 테슬라, NVDA(엔비디아 수익률 2배 추종)를 포함해 10개고, 하락에 투자하는 종목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추세가 많이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3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TMF)’로, 약 7300만 달러(약 991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TMF는 미국 장기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기존에 발행된 높은 이자율을 가진 국채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TMF 역시 금리 인하 시기에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으로 통한다.
한편, 비트코인 관련 종목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코인베이스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CONL’과 비트코인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BITU’는 나란히 순매수 7위와 8위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 커브드콜 추종을 목표로 하는 ‘CONY’도 순매수 12위, 비트코인 선물 추종 ‘BITO’도 순매수 17위에 올랐다.
그 외, 최근 중국 증시가 급변하면서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중국 50개 우량기업의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YANG)’가 순매수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주 ETF, 유틸리티 ETF, 석유 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도 순매수 상위에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