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한동훈 대표를 향해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라는 지위에 따라 말이 바뀌고 있다. 여의도판 '한고집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라는 발언을 했다.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법리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선 검찰수사와 관련해 수사 기록과 증거를 보지 않은 제삼자가 기소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한 대표 본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장 많이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과거 검사 한동훈은 증거와 법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 왔나"라며 "만약 그런 검사들만 있다면 '광우병,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괴담은 모두 기소돼 재판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 대표의 이번 발언은 명백한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다. 지금 와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책임자"라며 "법무부 장관으로 1년 7개월 재직하며 진작 결론을 내야 했다. 그때는 기소조차 못 했으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또 "지위에 따른 언어의 역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대표는 '친윤이든, 대통령실이든 익명성 뒤에 숨지 마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 발언 직후 소위 '친한계' 인사들의 '한남동 7인회'와 같은 발언은 익명을 타고 언론을 장식했다.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라며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총선백서'조차 못 내놓고 있으면서, 이처럼 평론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 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모두 당정갈등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부디 과거를 거울로 삼아,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