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상용화 예정…가격 약 4000만 원
웨이모와 현대차 손잡고 로보택시 사업 확장
해외 진출 시도하는 중국 업체와도 경쟁 구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시제품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에 있는 워너브러더스 영화 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사이버캡'(CyberCab) 시제품을 선보였다.
사이버캡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이기 때문이다. 2인승 차량으로 양쪽에 문이 하나씩만 달린 2도어로 디자인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해당 차량을 타고 촬영장 내 짧은 도로구간에서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본격적인 양산은 이르면 2026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머스크 CEO는 “우리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으로 매우 최적화된 사이버캡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6~2027년에는 대량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사이버캡의 가격에 대해 “3만 달러(약 4000만 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로보택시 이용 비용은 1마일(1.6㎞)당 20센트에 불과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1마일당 1달러인 버스 이용 가격의 5분의 1수준인 것이다. 다만 머스크는 로보택시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구글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 등이 미국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앞서 4일 현대차는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하드웨어 이중화, 전동식 도어와 같은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해 아이오닉 5를 웨이모에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웨이모는 내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한 아이오닉 5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년 내 서비스를 개시하는 게 목표다.
웨이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애리조나의 피닉스 등에서 800대의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다만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만큼 차량 조달 문제를 겪어왔는데 이번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으로 차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 역시 웨이모와의 협력으로 자율주행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을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로보택시 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중국 바이두의 로보택시 서비스 업체인 ‘아폴로 고’가 홍콩, 싱가포르, 중동 등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두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700만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