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경기 화성 국제테마파크(화성 테마파크)의 IP(지식재산권) 파트너로 미국 파라마운트사와 손잡았다. 파라마운트는 미국 방송사 CBS를 비롯해 파라마운트 픽처스, 니켈로디언, MTV,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특히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를 비롯해 △미션 임파서블 △탑건 △스타트렉 △대부 △글래디에이터 등 유명 영화 IP와 △네모바지 스폰지밥 △닌자거북이 등 애니메이션도 주요 콘텐츠로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화성 테마파크는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의 초대형 IP를 국내 테마파크에 처음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화성 테마파크는 2007년부터 추진됐지만 2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는데, 신세계가 2019년 사업자 선정 후 토지매매 계약 등 본격 추진에 나섰고 이번 IP 사업자 선정으로 사실상 힘찬 첫 발을 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테마파크의 경우 시행 초기 유니버셜스튜디오와의 협업이 거론된 바 있다. 2012년 대선 공약으로도 등장했으나 글로벌 금융 위기와 대통령 탄핵 이슈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또한 주변국인 일본과 싱가포르, 중국 내 유사한 테마파크가 존재한다는 점, 국내에 구축된 초대형 테마파크가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파라마운트 IP 라이선싱 계약 체결을 통해 신세계는 보다 차별화한 즐길 거리를 '스타베이 시티'에 확보하게 됐다. 특히 '신규 테마파크'의 경쟁력 척도가 차별화 콘텐츠인 만큼, 이번 테마파크 설계에 파라마운트가 직접 참여해 퀄리티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베이 시티'는 경기도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420만 ㎡(약 127만 평) 규모 부지에 조성된다. 특히 이 중 119만 ㎡(약 36만 평)에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고, 골프장·호텔 ·리조트·공동주택 등을 집약한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는 미정이나, 신세계는 향후 다양한 최신 기술을 도입해 파라마운트 IP의 정수를 담은 최고 수준의 놀이시설들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쇼 프로그램과 자체 MD, F&B(식음료) 상품 등 스타베이 시티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사업자 선정 초기부터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원했던 정용진 회장의 바람이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으로 현실화했다는 평가다. 임영록 신세계그룹 사장은 “이번 화성 테마파크는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닌 방문객들이 상상 속에서 그리던 캐릭터와 스토리를 현실에서 경험하며 색다른 즐거움과 영감, 힐링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며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폭 넓은 콘텐츠를 보유한 파라마운트와 함께 기존에 없던 새로운 테마파크를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화성 테마파크가 2029년 예정대로 개장하면 연 3000만 명의 방문객이 스타베이 시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목표 방문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수 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 유입도 필수적이다. 이미 국내 테마파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차례 방문객 수가 급감했다가, 엔데믹 이후 올해 들어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결과다.
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최대 테마파크 에버랜드의 입장객 수는 588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9%까지 회복했다. 특히 '푸바오' 특수를 누려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은 에버랜드의 올해 입장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입장객도 519만3000명으로 2019년과 비교해 89.9%로 올라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1~6월) 입장객은 작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중국 단체 관광객과 미주·유럽·동남아 여행객 방문이 동반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입장객은 지난해 대비 38.3% 늘었다.
테마파크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스타베이 시티'는 테마파크 뿐 아니라 호텔, 골프장, 스타필드(복합쇼핑몰), 워터파크 등을 갖춘 복합단지라 국내 여타 테마파크와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면서도 "세계적 규모의 IP 회사와 협업하는 만큼 기대가 큰 데, 경기 화성까지 찾아올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될 지, 이를 상쇄할 매력적 콘텐츠 구축이 흥행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