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0일 국가유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고려시대 사리구'가 정부 반환 보증 등의 조건을 달아 '대여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방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환 보증'이라는 조건을 다는 것은 사실상 영구반환을 포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가 사리구의 반환 협상을 요청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우리 정부와 보스턴미술관은 2009년부터 사리구 반환 논의를 하다가 2013년 중단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한 김 여사가 사리구 반환 논의를 언급하면서 양측이 협의를 시작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보스턴미술관 측이 우리 정부에게 '사리구 대여 종료 시 반환을 보증하라'는 조건을 요구했고 국가유산청이 이를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결국 사리구의 완전 반환은 포기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사리구 반환을 성사시킨 게 김건희 여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급급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없었다면 이런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2016년에도 최순실 씨 문제로 인해 문체위가 뜨거웠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김 여사가 끼어들 때마다 말썽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환이 시작된 것을 '말썽'이라고 본다면 저는 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국가유산청은 어떤 상황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협상하겠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협의는 반환의 물꼬가 트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