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없다”…상처뿐인 ‘고려아연’ 경영권 전쟁 [노트북 너머]

입력 2024-10-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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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시작으로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루머, 풍문 유포 등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피해는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기자의 메일함에는 양측이 보낸온 메일 수십건이 쌓여 갔다. 그 내용은 회사의 미래 비전보다는 흠집 내기, 꼬투리 잡기 등 과거와 현재의 문제만을 거론하는데 집중됐다.

이어 경영권 갈등은 ‘전(錢)의 전쟁’으로 치달았다. 연이은 공개 매수 가격 인상으로 양측 모두 자금 부담이 증가하며, 결국 ‘치킨게임’ 양상으로 비화했다. 누가 이기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방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며 총 3조931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자금 중 5859억 원만이 자체 자금이고, 나머지 2조5072억 원은 차입금 대출로 충당해 부채비율 상승과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 사업 투자 여력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가 상승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기존 2조2720억 원에서 2조5140억 원으로 늘었다. MBK파트너스는 성공적으로 공개매수를 마치더라도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수익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므로 가격을 끌어올린 만큼 낙폭은 커지고 이익 폭은 줄어든다. 자금 회수를 위한 어떤 무리수가 나올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우물 안 개구리들이 서로 돌을 던지고 있을 때, 이를 보고 미소 짓는 것은 중국이다.

영국 리서치·컨설팅 업체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아연 제련에서 고려아연 및 관계사의 시장 점유율은 8.5%로 집계됐다. 중국이 49%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려아연은 이를 상대로 기술 혁신과 자원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고려아연은 니켈, 전구체, 동박 등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현대차, LG, 한화와 협력해 탈(脫)중국 밸류체인의 중심에 있다. 이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을 구축 중인 고려아연은 203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자원 순환 △이차전지소재를 3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에 11조80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기업 간 갈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이전의 많은 기업이 이런 전철을 밟았다.

다행히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며 사태가 더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 배임 관련 사실관계가 포착되면 검찰에도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이번 사안이 ‘중국계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인지, 아니면 ‘경영 정상화의 일환’인지 명확히 밝혀주길 바란다. 물론 그 전에 양측간 합리적 접점을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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