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악취를 향수로 덮은 구글과 카카오

입력 2024-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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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보기술(IT) 업계를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 있다. “구글과 카카오가 닮았다”는 점이다. 덩치가 10배 이상 차이나는 글로벌 빅테크 구글과 국내 IT 기업 카카오가 닮을 수 있냐는 의문이 들 수 있겠다. 그런데 닮을 수 있더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들은 모두 민낯은 가린 채 열심히 치장하고 있었다.

최근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의 웃음이 두 번 포착됐다. 구글코리아 20주년을 ‘셀프 칭찬’하는 자리에서 한 번, 국정 감사장에서 또 한 번. 그러나 그의 웃음과 달리 구글코리아 이용자들이 두 번의 웃음에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4’ 행사에서 김경훈 사장은 웃어 보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세스 파트너십에 따르면 20년 동안 구글이 131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셀프 칭찬’과 함께. 20년 동안 한국에서 벌어 들인 돈은 여전히 꽁꽁 숨겨 의문은 더 커져가는데 말이다. “지금의 구글코리아를 있게 한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자리를 마련했다”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지불한 대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감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 번째 웃음은 국내 이용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넘쳐나는 음란물과 이에 대한 구글의 조치를 묻는 한 의원의 질의에 김 사장은 웃음으로 답했다. 아니, 비웃음이 더 가까운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법인세 회피, 인앱결제 수수료, 망 이용료 무임승차 등 수 많은 논란에 ‘모르쇠’하던 그가 이제는 웃음까지 보였다. “웃지 않았다”는 그의 답변으로 구글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갖고 있는 책임감을 확인하긴 역부족이었다.

안타깝게도 이 모습은 ‘한국 스타트업의 신화’로 불리던 카카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일 카카오는 지난해 그룹 전체에서 생산유발효과 15조 2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7조 5000억 원 등을 창출했다고 ‘셀프 칭찬’했다. 하지만 카카오 이용자들 역시 이들의 박수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셀프 칭찬을 보낸 그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에 대해 25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있었다.

아이러니했다. 혁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시장 질서를 흐렸던 사실이 드러났으나 불법행위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상생을 강조하는 모습이 말이다. 결국 카카오 그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향수를 뿌렸다는 생각을 지우긴 어려웠다.

악취를 향수로 덮으면 더 고약한 냄새가 난다. 악취를 먼저 제거하면 훗날 본연의 향기를 낼 수 있는 법이다. 구글과 카카오는 이제 더 이상 자사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 공정한 생태계를 만들어 이용자들에게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기다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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