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배추, 이달 하순부터 공급 확대 전망"
지난달 이례적 폭염 여파로 여름배추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다가올 김장철에 쓰이는 가을배추 수급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들어 가을배추 생육에 적합한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달 하순부터 가을배추 공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물가는 전년보다 53.6% 상승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해당 배추는 서늘한 기온을 갖춘 완전고랭지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여름배추다.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폭염으로 인한 여름배추 생육 부진(공급 부족)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배추만 한 배추가 한 포기에 2만 원'이란 게시글이 눈길을 끌었다. 공급부족으로 배춧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2022년 이후 2년 만에 중국산 신선배추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수입배추는 지난달 27일부터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여름배추 가격 급등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여름배추 한 포기당 평균가격은 9633원으로 전년(5735원)보다 68% 올랐다. 전월과 전주대비로는 각각 7.0%, 0.3% 상승했다.
문제는 다가올 김장철에 쓰이는 가을배추 수급 상황이다. 김장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가을배추 공급량이 부족해지면 여름배추보다 가격이 급등해 국민적 물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올해 김장철의 가을배추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10월 하순부터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나오는데 경북 문경·영양, 충북 괴산 등까지 출하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11월에는 최대 주산지인 전남 해남 등으로 출하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들은 아직까지 잎 수가 전·평년보다 감소하는 등 다소 작황이 부진하지만 이달 들어 배추 생육에 적합한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고, 농업인들도 초기 생육 부진을 만회하고자 지속적인 영양제 공급 등 작황 관리를 강화하면서 생육 상황도 호전되고 있다"며 "이를 비춰볼때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비가 많이 올 경우 병해충인 뿌리썩음병, 무름병 등의 생육부진 리스크가 가을배추 공급에 차질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가을배추 생육관리협의체를 가동해 주산지 기온 변화와 강수, 병해충 발생 상황 등 작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생육이 부진한 지역에는 농촌진흥청 중앙현장기술지원단을 파견해 약제 및 영양제 살포 요령, 관수 등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잦은 영양제 살포 등으로 배추 생산비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정부·지자체·농협·도매법인·민간기업 지원액(농어촌상생협력기금) 등 가용 재원을 모두 활용해 농업인의 약제비 부담을 덜어 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