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日 신임 총리와 첫 양자회담도 협의중...‘상견례’
윤석열 대통령이 6일부터 동남아시사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순방에서 베트남, 태국 등 4~5개 나라와 양자회담을 가지는데,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양자 회담 개최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각각 국빈 방문해 무역과 투자 확대 등을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강화하고, 라오스에서는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다.
6일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은 우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빈 오찬과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도 자리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3년 만이다. 김 차장은 “올해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춘섭 경제수석도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에 대한 우리 기업의 신규 프로젝트 수주, 원자력발전소 건설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거라고 설명했다.
8일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자유 평화 번영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비전’ 주제로 연설을 한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교역국으로, 이번 순방을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공동 연구개발, 인력교류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이동해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도 참석한다. 특히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협의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라오스 아세안 회의에 이시바 총리가 온다는 전제로 양자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셔틀외교 취지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가장 크고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취임 다음날인 2일 윤 대통령과 약 15분간의 전화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이른 시일 안에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로 하고, 계속된 북한 도발 속 한일, 한미일의 단합 대응과 일본인 납치피해자와 우리 납북자‧억류자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일관계 난제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자민당 내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시바 총리의 취임으로 한일관계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어 첫 양자회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한일 관계 전문가는 “한미일 회담이 이뤄진다면 전화 통화에서도 공감대를 보였던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협력 강화 등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이시바 총리가 온건파로 분류돼 낙관적 전망이 나온 것도 사실이지만, 곧 있을 총선거 등을 지나고 일본 내에서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베트남, 태국 등 4~5개 나라와 양자회담도 갖는다. 순방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