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동통신업계 ‘가이드라인’ 제시
틱톡 ‘기절 게임’하다 10세 소녀 사망
스마트폰을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가 먼저 법 제정에 나섰다. 영국도 이동통신업계가 연령 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청소년이 온라인 범죄와 유해 콘텐츠 등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출연 “일부 SNS는 사회적 해악을 끼친다”라며 “올해 안에 SNS 연령 제한법 도입을 위해 조만간 시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NS 사용 제한 나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앨버니지 총리는 “14∼16세가 될 것”이라며 “아이들이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현실에서 사람들과 진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관련법 발의와 제정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야당 역시 SNS 사용연령 제한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폐해도 확인됐다. 지난 4월 시드니 한 교회에서 벌어진 16세 소년의 흉기 테러 사건이 대표적이다. 용의자인 이 소년은 극단주의 단체에 속해 있었고 SNS를 통해 이 단체 활동을 해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런 극단적 사건 외에도 청소년들이 SNS로 음란물 등 각종 부적절한 내용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SNS 사용연령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 ABC 방송에 따르면 관련법이 호주에서 제정되면 이는 세계 최초다. 나아가 유사한 대안이 다른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도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영국 이동통신업계는 SNS를 비롯해 스마트폰 사용 연령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호주처럼 법으로 제한하는 대신 통신업계가 직접 나서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해 경고하는 수준이었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대형 이동통신사 EE는 이런 권고를 포함해 어린이에게는 문자와 전화만 할 수 있는 제한적 기능의 전화기만 주도록 권고했다.
EE는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서는 부모가 스마트폰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13세 미만에게는 SNS 이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기술과 연결성은 삶은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복잡한 특징이 커짐에 따라 부모와 보호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며 “이번 지침이 도움 될 수 있다” 설명했다.
앞서 청소년의 SNS 사용 폐해는 꾸준히 지적됐다. 2021년 이탈리아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틱톡’에서 유행했던 기절 게임 도중 10세 소녀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건 이후 이탈리아 디지털 규제 당국은 “미성년자 보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틱톡 상대의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틱톡은 ‘13세 이상’으로 사용자 나이를 명시했으나 이를 별도로 규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