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물가·고금리에 이혼 건수 50년래 최저…“돈 없어서 못 헤어진다”

입력 2024-08-12 16: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부부관계 ‘매우 불행’ 응답, 8년래 최고
잉글랜드·웨일스 이혼은 30% 줄어
경제 사정 개선 때까지 이혼 늦춰
30% “떠날 형편 안 돼 같이 산다”

▲등 돌리고 있는 남녀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등 돌리고 있는 남녀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생활비 위기가 부부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면서도 이들의 이혼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트너와의 관계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영국 성인 비율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혼 건수는 5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ONS)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파트너와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또는 매우 불행하다”고 답한 비율은 6%로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올해 초 집계된 수치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30% 감소한 8만57건으로 1971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이혼을 더 쉽게 한 2020년 이혼법 개정안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배우자의 잘못을 증명하지 않더라도 이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무과실 이혼’이 도입됐다. 또 배우자의 동의가 없어도 반년 안에 이혼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을 시에는 배우자의 간통, 불합리한 행동 등을 증명하거나 수년간 별거해야 이혼이 허용됐다.

하지만 경제적 충격이 법 개정 효과를 압도했다.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위기가 찾아왔다. 에너지, 식료품 등 모든 비용이 치솟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까지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관계를 악화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면서도 동시에 이혼과 별거를 억누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의 어려움은 커플들이 헤어짐을 미루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모기지 금리 상승과 임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이사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주택시장이 가격 폭락을 피했지만 일부 부부는 손해를 보고 집을 팔아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집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미루기도 했다.

실제로 영국 최대 규모 이혼 전문 로펌인 스토위패밀리로펌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500명 가운데 30%가 “혼자 떠날 형편이 되지 않아 파트너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스토위패밀리의 조애너 뉴턴 파트너는 “어떤 사람들은 경제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이혼이나 별거를 미루고 있다”며 “이전에는 한쪽 수입으로 공과금, 육아비, 기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던 것이 점점 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한 한 시장 좋은 시기에 집을 팔아야 당사자들이 더 많은 돈을 나눠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추석 명절 스트레스 1위는…"언제 오니?" 시댁 전화 [그래픽 스토리]
  • "추석에 생선전도 먹지 말라는데"…응급실 대란에 명절이 두렵다 [이슈크래커]
  • [미국 대선 TV토론 종합] ‘치밀한 모범생’ 해리스, 트럼프 압도 평가…“미끼 물게 했다”
  • [종합] '2025 KBO 리그 신인드래프트', 파이어볼러 강세…'최강야구'는 전원 탈락
  • 단독 온누리상품권 2차 할인 이틀 만에 4400억 팔려…역대 최대 할인ㆍ사용처 확대 영향
  • 단독 오비맥주, 소주사업 진출…신세계 ‘제주소주’ 인수합병
  • '체육계 개혁' 전방위로 확산…문체부, 이번엔 대한체육회 정조준
  • 오늘의 상승종목

  • 09.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8,149,000
    • +0.01%
    • 이더리움
    • 3,174,000
    • -1%
    • 비트코인 캐시
    • 459,800
    • +3.14%
    • 리플
    • 724
    • -0.96%
    • 솔라나
    • 179,500
    • -3.39%
    • 에이다
    • 466
    • +0%
    • 이오스
    • 668
    • +0.15%
    • 트론
    • 206
    • -0.48%
    • 스텔라루멘
    • 126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67,200
    • -1.32%
    • 체인링크
    • 14,140
    • -2.35%
    • 샌드박스
    • 343
    • -1.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