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정보 흘리고 골프장 할인받은 경찰서장...법원 “해임 적법”

입력 2024-08-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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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관내에서 벌어진 형사사건 수사 진행사항을 알려주고 관련자로부터 골프장 할인 등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경찰서장을 해임한 조치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이정희 판사)는 전직 경찰서장 A 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인천 지역 한 경찰서장으로 근무한 A 씨는 2020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관내 골프클럽 대표 B 씨를 통해 비회원임에도 회원가를 적용받는 방식으로 이용비에 대한 차액 8만원을 수수했다.

문제는 2020년 12월 해당 골프 클럽의 감사였던 C 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불거진다. A 씨가 서장으로 있던 경찰서 교통조사팀이 이 사건을 수사하자 A 씨는 그 진행사항을 알아봐줬고, 이후 C 씨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의견 송치됐다.

A 씨는 사건 이후인 2021년 2월에도 같은 골프 클럽에서 비회원임에도 회원가를 적용받는 방식으로 11만5000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했고, 같은 날 클럽 대표 B 씨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100만원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검찰은 2022년 4월 ‘2건의 부킹 편의를 제공받고 합계 119만5000원 상당의 재물을 수수했다’는 뇌물수수 혐의로 A 씨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 2023년 1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50만 원 선고했고, 양측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에 자격정지 1년에 벌금 250만 원을 결정했다.

이 결과에 대해 A 씨가 상고하지 않자 경찰청 경찰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가 징계사유를 인정해 2023년 5월 A 씨를 해임 처분한 것이다.

A 씨는 이번 소송을 제기하면서 골프클럽 대표 B 씨와는 원래 친한 사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형사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 없이 금품을 제공받은 것’이라는 취지다. 이를 이유로 들어 해임 조치를 내리는 건 경찰청장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찰서가 관할하는 지역에 있는 골프클럽 감사의 형사사건 진행상황을 알아봐 주고 골프클럽 대표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수수해 직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A 씨는 범죄 예방, 진압 및 수사를 직무로 하는 경찰공무원으로서 일반 공무원들보다 높은 청렴성, 도덕성이 요구된다”면서 “직무관련자 등과의 사적 접촉, 금품 등 재산상 이익의 수령 등에 특히 유의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관할지역에 있는 골프클럽 대표로부터 여러 차례 재산상 이익을 수수해 공무원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훼손해 그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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