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상자산 화두는 AI…"그래서 인공지능이 왜 필요하다고?" [블록렌즈]

입력 2024-07-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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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뉴시스)
▲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뉴시스)

올해 가상자산이 주목하는 테마는 △실물 자산 연계(RWA),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DePIN, 디핀)△인공지능(AI)이다. '월드코인'으로 대표되는 AI 테마가 엔비디아의 폭발적 상승과 맞물려 불장을 주도했다.

오픈 AI의 생성형 AI인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가상자산을 대표로 하는 블록체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나 부동산·채권 조각 투자에 유용한 RWA 테마와 네트워크 인프라와 관련된 디핀에 비해 아직 뚜렷한 쓰임새가 없다.

그런데도 오픈 AI의 생성형 AI인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가상자산을 대표로 하는 블록체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 블록체인 산업은 전통 금융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혁신이 부재하다'는 점으로 줄곧 지적받아왔는데, AI가 보조적인 역할로 스며든 것이다. 다만 AI가 가져올 혁신을 이야기하기 전에 블록체인 업계의 딜레마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주식과 다르게 가상자산은 24시간 내내 어디서든 거래가 가능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투자 메타도 빠르게 변화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주식과 다르게 가상자산은 24시간 내내 어디서든 거래가 가능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투자 메타도 빠르게 변화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블록체인 업계의 딜레마

블록체인 산업은 고리타분하고 불투명성으로 비판받던 전통 금융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업임에도 폰지 사기, 해킹, 러그 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인 공개 판매(ICO)' 등으로 쉽게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이용해 빠르게 런칭하고 빠르게 코인을 팔고 나가는 '얼리 엑시트(Early Exit)' 전략은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며 고스란히 피해자들을 양산했다.

▲코로나 19 펜데믹에서 가상세계를 구현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주목을 받았으나, 활성 유저의 부재로 '버블'에 그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메타버스 월드 구현을 해주는 외주 업체들도 몸값을 비싸게 부르며 업계 내에서도 서로가 서로의 돈만을 쫓는 악순환 고리가 생기기도 했다. (출처=더 샌드박스 공식 미디엄)
▲코로나 19 펜데믹에서 가상세계를 구현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주목을 받았으나, 활성 유저의 부재로 '버블'에 그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메타버스 월드 구현을 해주는 외주 업체들도 몸값을 비싸게 부르며 업계 내에서도 서로가 서로의 돈만을 쫓는 악순환 고리가 생기기도 했다. (출처=더 샌드박스 공식 미디엄)

투자 메타도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면서 메타마스크, 유니스왑 이외에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자리 잡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대표적인 게 '메타버스 붐'이다. 코로나 19 펜데믹 당시 '메타버스' 테마주가 대세였다. 이전부터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서 VR 등 가상 증강현실에 대한 개발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 테마는 전 세계적으로 재난 급 상황이 닥치면서 메가 히트를 쳤다.

'가상세계'라는 플랫폼을 보유한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가 급등했고, 단순 게임인 엑시인피니티를 비롯해 수많은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와 레이어1 테조스 등이 투자 광풍을 몰고 왔다. 국내 프로젝트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를 묻혀보고자 어떻게든 프로젝트에 메타버스를 끼워 넣으며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 거품은 금세 꺼졌다. 정작 대장주인 디센트럴랜드의 하루 이용자가 몇천 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부터였다. 이후 업계와 투자자들은 새로운 내러티브를 발굴해내기에만 급급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외치는 핵심 주제는 '보편적 기본 소득'으로 AI에 밀려난 노동자들을 위해 월드코인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월드코인 홈페이지)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외치는 핵심 주제는 '보편적 기본 소득'으로 AI에 밀려난 노동자들을 위해 월드코인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월드코인 홈페이지)

어쩌면 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주도하는 월드코인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월드코인' 자체가 AI와 관련이 없는 플랫폼인 탓이다.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외치는 핵심 주제는 '보편적 기본 소득'이다.

AI에 밀려난 노동자들을 위해 월드코인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창출하겠다고 천명했으나 현재까지 샘 올트먼이 발행했다는 점 외에는 특별한 장점이나 가치가 두드러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2월 초 3000원대에서 한 달 만에 1만6000원 대로 4배 가까이 급등한 월드코인 가격은 최근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꺾였다.

구글의 AI 개발자 출신인 일리야 폴로수킨이 발행하는 니어프로토콜도 비슷하다. 월드코인의 급등으로 니어프로토콜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AI 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인지 알려진 바가 없다.

▲페치에이아이, 오션프로토콜, 싱귤레리티네트워크는 지난달 28일 "초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탈중앙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치에이아이, 오션프로토콜, 싱귤레리티네트워크는 지난달 28일 "초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탈중앙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거품 꺼져도 AI는 필요하다…일원화로 탈출구 모색

하지만 거품에 그친 메타버스와는 달리 AI는 예상외로 '보조적인 역할'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는 AI 트레이딩 봇이 널리 쓰이고 있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검증 △네트워크 내 데이터 분석 △스마트계약 자동화 △리스크 탐지 △생성형 NFT 활용 및 지능형 NFT 생성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이미 부정거래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을 운용하고 있는 등 사례는 무수히 많다.

여기에 플랫폼의 일원화도 긍정적이다. 앞서 언급한 월드코인, 니어프로토콜을 제외하고 가장 AI 테마에 근접한 프로젝트인 페치에이아이, 싱귤래리티넷, 오션프로토콜이 토큰 병합을 하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됐다.

이들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합병을 발표하면서 '초지능동맹(The Superintelligence Collective)'을 결성한 뒤, 이달 3일 들어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ASI)라는 이름의 통합 토큰 발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ASI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소수의 손에 통제되지 않는 초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탈중앙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합병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패치에이아이의 자율 AI 에이전트와 통제력을 잃지 않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오션프로토콜의 기능, 싱귤레리티넷의 AI 연구를 하나로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무분별하게 진행된 과거 메타버스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을 합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쉽게 말하면, 넷플릭스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다시 하나로 묶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디핀은 탈중앙화 물리적 네트워크에 이바지한 만큼 보상을 가져간다. (게티이미지뱅크)
▲디핀은 탈중앙화 물리적 네트워크에 이바지한 만큼 보상을 가져간다. (게티이미지뱅크)

인프라 발전으로 이어진 AI 개발 가속화…DePIN까지 확장한다

AI의 쓰임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개발 성과를 드러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AI의 성장으로 올해 투자 메타로 주목받는 '디핀'도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AI는 모델 훈련과 추론 실행을 위해 막대한 양의 컴퓨팅 자원(GPU)이 필요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한정돼 있어 시장 불균형이 존재한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대장주인 점도 이 GPU 덕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분산형 컴퓨팅 프로젝트들은 현재 소수의 빅테크 기업에 집중된 GPU 시장에 비해 높은 접근성, 낮은 가격, 그리고 검열 저항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해 인프라 프로젝트들의 등장으로 AI 개발이 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분산형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로는 '아카시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다. 아카시 프로젝트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대체한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특별한 하드웨어가 없어도 비용을 낸 만큼 컴퓨팅 파워를 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3년 9월 아카시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시간당 1.99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할 수 있는 아카시ML을 공개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로 인해 나비효과를 받게 된 테마는 '디핀'이다. 디핀은 탈중앙화 물리적 네트워크에 이바지한 만큼 보상을 가져간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매퍼는 전 세계 곳곳의 운전자들이 전용기기를 차량 내에 장착하고 도로를 달리면 해당 데이터가 네트워크에 업데이트되고, 운전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형태다.

따라 AI의 성장으로 인해 디핀 테마의 프로젝트들의 사업 전개에 가속화가 붙고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분석기업 메사리도 올해 가상자산 시장 투자 트렌드로 AI를 언급했다. 메사리리포트는 "AI의 발전은 암호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AI가 가상자산에 유용한 존재"라고 분석했다.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AI 프로젝트는 약 3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전체 3.7%를 차지했다. AI 테마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억5000만 달러가량의 투자금이 유치됐으나 지난해에만 2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받았다. (출처=바이낸스 리서치)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AI 프로젝트는 약 3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전체 3.7%를 차지했다. AI 테마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억5000만 달러가량의 투자금이 유치됐으나 지난해에만 2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받았다. (출처=바이낸스 리서치)

AI 투자 늘면서 독립 분야로 자리매김

AI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투자 금액도 커졌다.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AI 프로젝트는 약 3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전체 3.7%를 차지했다.

바이낸스 리처치는 "전체 비율로만 본다면 실망할 수 있으나 전년 대비 AI 종목 외의 투자금액은 65%가 감소했다"며 "이에 비해 AI 관련 프로젝트는 6% 감소에 그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억5000만 달러가량의 투자금이 AI 종목에 투자됐다"며 "2023년에만 2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받았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매도의 대가로 알려진 그레이스케일이 인공지능(AI)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새로운 펀드를 출시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포트폴리오에는 비텐서(TAO), 파일코인(FIL), 라이브피어(LPT), 니어(NEAR), 렌더(RNDR) 등이 담겼으며 그레이스케일은 해당 펀드를 통해 AI 챗봇, AI 생성 이미지, 탈중앙화 AI 시스템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투자계의 '퍼스트 펭귄'인 그레이스케일은 앞서 에이다, 코스모스 등 부진한 종목에 대해 과감히 펀드를 종료할 정도로 투자 감각이 뛰어난 기업이다. 그만큼 AI 테마의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레이하네 샤리프-아스커리 그레이스케일 제품 및 연구 책임자는 "해당 블록체인 기반 AI 관련 프로토콜이 탈중앙화와 접근성 및 투명성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며 "AI 기술 확산과 함께 발생하는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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