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두 얼굴’, “대주주엔 ‘밸류업’, 韓소비자엔 ‘짠물’“[밸류업 결핍과 과잉](하)①

입력 2024-07-0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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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외국계 기업 감사보고서 분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외국계 기업의 한국 자본 빼먹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유한회사에 대한 감시 통제가 강화되자 유한책임회사라는 ‘회계 사각지대’로 둥지를 옮기는 외국계 자본도 끊이지 않는다. 몇몇 책임있는 기업을 빼면 사회공헌에도 인색하다.

9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투자은행인(IB)인 JP모건은 지난해 1075억 원을 배당했다.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약 3900억 원의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했다.SC제일은행이 2500억 원, 한국씨티은행 1388억 원이다. 외국계 은행들의 배당 성향은 국내 은행권의 2∼3배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대부분을 외국 본사에 보내고 있어 ‘국부 유출’ 논란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배당금 1000억 원(배당성향 118%)을 네덜란드 본사로 가져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배당금 150억 원(429%)을 지급했다. 한국로슈는 약 700억원(배당성향 145%)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한국코카콜라(700억 원), 디아이지에어가스(490억 원), 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362억 원), 뉴스킨코리아(350억 원) 등의 주주들도 국내에서 번 돈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지분율에 따른 배당을 지적할 수는 없지만, 이들 외국계기업들이 정작 국내 사회공헌 등에는 매우 인색하다는 점 때문에 매년 비판을 받는다. 2022년 기준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07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2.32%에 불과하다. 씨티은행도 2022년 기준 75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3.62%에 그치고 있다. 국내 지방은행보다 적다.

기부금을 공개하지 않거나 줄인곳도 많다.

루이비통코리아, 르노코리아자동차, 오비맥주, 테슬라코리아, 펜디코리아, 필립스코리아 등은 지난해 기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페이스북코리아와 마찬가지로 기부금이 없거나, 미미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코리아를 포함한 7개 기업의 매출액이 총 8조2025억 원에 달하지만, 한국 사회에 환원한 금액은 전혀 없는 셈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2년에는 500만 원을 기부했었지만,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사라진 상황이다. 매출액(3조2914억 원)이 전년 동기(4조8620억 원) 대비 32.3% 줄어들자, 기존의 ‘짠물’ 기부마저 아예 없앤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불가리코리아 △비엠더블유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유한킴벌리 △쌤쏘나이트코리아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한국로렉스 △한국필립모리스 △한국펩시콜라 등이 기부금을 줄였다.

외국계 기업들의 ‘배당·로열티 먹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2011년 상법 개정으로 유한회사의 설립이 용이해지면서 이런 행태는 더욱 심해졌다. 2019까지만 해도 유한회사는 외부 감사 및 공시 의무가 없었다. 최근엔 감사보고서 제출의무를 피해 유한책임회사로 도망가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 Aliexpress)·테무(TEMU)·쉬인(SHEIN) 등이 유한책임회사로 한국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음식 배달앱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한국 법인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아디다스코리아,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운영), 네슬레코리아 등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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