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로 ‘카메라’ 한계 극복…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e기자의 퓨처 모빌리티]

입력 2024-07-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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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차 시신경 ‘SV넷’ 개발
CES에서는 3D로 한 단계 진화한 기술 공개해
‘안전’ 최우선 과제로 시장점유율 빠르게 늘린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의 시작은 ‘인지’ 단계다. 자동차(모빌리티)가 스스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차가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주변 상황이 선행되어야 판단-제어로 이어지는 자율주행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인지’ 단계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센서인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가 동원된다. 더욱 정교한 자율주행 기능을 위해서는 이 센서들을 수십 대씩 장착하면 되지만 이 경우 비용이 문제가 된다. 카메라에 비해 나머지 센서, 특히 라이더는 가격이 많이 내려왔음에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이러한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세 가지 센서 중 가장 저렴한 카메라만으로도 정확한 인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개발 단계에서만 라이다 센서를 활용하며 고객사에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의 인지-판단-제어 과정 중 인지 부분에 집중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며 “타 경쟁 소프트웨어어와 비교했을 때 인공지능(AI) 기반의 탁월한 객체 인식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카메라’ 한계 극복

▲SV넷이 주변 객체를 인식하는 이미지.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SV넷이 주변 객체를 인식하는 이미지.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이 개발한 소프트웨어(SW)는 ‘SV넷(SVNet)’이다. SV넷은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을 AI 기술로 분석해 주변의 객체를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로, 자율주행 차에 있어 사람의 시신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객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십 번의 연산을 거치는 ‘딥러닝’을 활용하며 객체 인식의 정확도를 높였다. 비교적 계산 단계가 적은 머신러닝 대신 딥러닝을 통해 영상을 처리한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 처음이다.

이처럼 수십 단계의 연산을 거치면서도 작은 용량의 반도체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경량화한 것이 SV넷의 핵심 기술이다. 저가의 칩셋에서도 AI 기반의 탁월한 객체 인식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SV넷은 경쟁사와 달리 딥러닝에서 영상을 처리하며 적은 연산 능력을 사용함에도 인식 정확도가 매우 우수하다”며 “자동차 인식 성능 기준으로 볼 때 정확도가 99%에 육박해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SV넷이 장착된 미국 데모카의 하드웨어.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SV넷이 장착된 미국 데모카의 하드웨어.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SV넷은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에서 많이 양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여럿 포진한 지역인 만큼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자동차 관련 회사로서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고 나선 결과다.

스트라드비젼은 올해 CES에서 기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센서로서 카메라는 물체를 구분하고, 색상을 인지하는 데 장점이 있지만 대상과의 정확한 거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일종의 2D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이러한 카메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D 인식 네트워크(3D Perception Network)’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3D 기반 딥러닝을 통해 객체 인식의 정확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아울러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라이다 센서를 제외한 솔루션을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 ‘카메라’라는 센서 자체가 갖는 한계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극복한 셈이다.

김 대표는 “‘3D 인식 네트워크’는 기존 기술에 시간, 거리 계산까지도 딥러닝을 적용한 차세대 인지 기술”이라며 “카메라에서 인식한 이미지를 속도, 가속도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 과정을 3D 공간에서 딥러닝을 통해 진행하며 정확도를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출신 전문가들이 설립…사업 확장 가능성도

▲SV넷이 주변 차량을 인식하는 모습.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SV넷이 주변 차량을 인식하는 모습.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이 처음부터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인텔 출신 전문가들이 만든 회사로서 사업 초기에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소형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보급이 더디게 이뤄지자 객체 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분야로 눈을 돌렸다.

인텔에서 쌓은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는 스트라드비젼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인 만큼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킬 하드웨어, 즉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기업인 인텔 출신이 스트라드비젼을 설립하며 반도체 회사와의 협업이 원활한 부분이 있다”며 “반도체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반도체회사들과 협업 관계를 구축할 때 도음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SV넷이 장착된 미국 데모카.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SV넷이 장착된 미국 데모카. (사진제공=스트라드비젼)

현재는 SV넷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분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비젼 AI 기술을 소프트웨어중심차(SDV)에 보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제1 과제는 ‘안전’…“전 세계 車 절반에 SV넷 탑재할 것”

자율주행의 시작인 ‘인지’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스트라드비젼은 ‘안전’을 기술 개발의 최우선 사항으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스트라드비젼은 ‘최신 기술로 탑승자, 보행자의 생명과 자산을 지켜주는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객체 인식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이스라엘의 모빌아이인데, 모빌아이 대비 다양한 저가형 칩셋에서도 구동 가능한 소프트웨어인 SV넷을 통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린다는 발상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0만 대의 차량에 SV넷이 탑재됐으며 올해는 약 150만 대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약 9000만 대 수준인 글로벌 양산차 시장에서 4000만 대가량에 SV넷을 탑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유럽 외에 다양한 지역을 공략한다. 특히 주요 자동차 시장인 일본, 미국을 공략하고 있으며 이미 일본에서는 양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주요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인도, 중국과 같은 신흥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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