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사들이 아이폰에 관심 안보이는 이유

입력 2009-06-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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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ㆍ미국서 호평, 일본ㆍ인도에서는 기대 이하

최근 이동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애플의 아이폰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시장 선점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1년이 지난 구형 아이폰을 내놓는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출시시기를 미뤄온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높다.

국내 통신사업자의 성향을 놓고 볼 때 아이폰이 수익성이 높고, 국내 통신 환경에 맞았다면 출시 전부터 적극적인 협상을 벌여왔을 상황이지만, 지금에 와서 도입을 저울질 하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은 모양새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은 미국과 유럽 통신시장에서 사업자들에게 톡톡한 효자노릇을 해 왔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각 국가별 통신사의 아이폰 도입 효과를 보면, 미국과 유럽 등 아이폰의 선구적 역할을 해 온 국가의 경우 이통사들의 수익이 크게 개선 됐다.

지난 2007년 6월 아이폰을 세계에서 첫 독점 공급한 미국 AT&T는 지난해 7월, 아이폰 3G의 공급에 들어갔다.

AT&T는 아이폰 도입에 힘입어 계속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16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9.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AT&T측은 “아이폰 가입자 중 약 40%가 다른 이동통신사로부터 이동한 고객이며, 이들은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비율이 현격히 낮다”고 밝혀 아이폰 가입자들이 높은 충성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캐나다 최대 통신사인 Rogers Wireless 역시 아이폰의 수혜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아이폰 3G 출시 이후 하반기 동안 약 38만5000대의 단말기 가입자를 확보했는데, 이중 35%가 신규 가입자이고 65%가 기존 가입자들이 아이폰으로 기기변경을 한 경우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렸지만, 아시아에서는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하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과 가장 유사한 시스템을 가진 일본에서는 제 3위 이동통신사인 Softbank가 애플과 독점 계약을 통해 지난해 7월 출시했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를 냈다.

소프트뱅크는 오히려 지난달까지 2년 약정시 8GB 아이폰을 공짜로 주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이렇게 아이폰이 일본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는 토종 단말기를 선호하는 일본 휴대폰 시장 특징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간 5000만대의 판매가 형성되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수요지 중 하나인 일본에는 10개 이상의 일본 토종 단말기 생산 업체가 있다.

또 3G 아이폰의 경우 일본인들에게 어필할 만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과 일본에서 적절한 마케팅 포인트를 찾지 못한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3G 아이폰 역시 많은 기능을 내장하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 일본에서 생산되는 휴대폰 단말기들에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디지털 TV, 위성 내비게이션 서비스, 뮤직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의 기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용자들에게 좀 더 빠른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3G 무선 네트워크의 가능’이라는 애플사의 3G 아이폰 마케팅으로는 일본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는데 역부족이었다.

인도의 경우 애플이 국가별 판매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공식적인 아이폰 판매량이 2만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아이폰 판매개시 이후, 인도 휴대폰 가입자가 거의 2000만 명이 늘어난 것과 비교한다면 인도 시장에서의 실패를 결론지어도 무방하다는 견해다.

이같은 아이폰 도입에 대한 효과가 각 나라별 통신체계에 따라 대조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시장과 가장 유사한 일본을 볼 때 특정 유저층에 대한 수요만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더구나 KT와 SK텔레콤이 망 개방이나 무선인터넷 투자에 인색한 상황에서 아이폰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이동통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무선인터넷을 지향하는 아이폰이 시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아이폰 도입으로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선영 연구원은 “이동통신 산업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부문인 데이터 매출에서 아이폰은 그 진가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세계적인 관심과 명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실패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각 나라별 통신 시장의 특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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