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거점도시중심 균형발전’ 발표
“균형발전, 과거 저개발지역→소수 거점도시 중심 패러다임 전환 필요”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은 19일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를 통해 “향후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추진한다면 거점도시로부터 거리가 먼 미개발지에 신도시를 건설하여 이전하는 것보다 거점도시 내 도심 또는 인접 지역에 배치해 기존 인프라 및 인적자원과의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은이 이날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개최하는 ‘2024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과거 혁신도시의 거점화를 통해 국토균형발전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이 살펴본 바에 따르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3년 기본구상을 발표하고, 2005년에 10개 혁신도시 및 이전 대상 공공기관 지정을 발표했다. 이전 공공기관 수는 총 153개였고, 10개 혁신도시에 112개 기관(임직원수 4만5000명), 세종시에 19개 기관(임직원수 4000명), 기타 지역에 22개 기관(임직원수 6000명)이 입주했다.
연구팀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이동 효과를 점검해보면 수도권 인구의 지방 분산 효과는 단기에 그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2015년 전후로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순유입되다가, 2018년부터 다시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며 “혁신도시 소재 시·도의 경우 최근 들어 유입세가 둔화되기는 했으나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규모도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혁신도시의 인구 증가는 같은 시·도내 인구 순유입에 주로 기인하며, 수도권으로부터 순유입 효과는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공공기관 이전은 이전 지역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과 자생적 성장기반 확충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수도권 인구의 지방 분산 및 혁신도시의 지역 거점화는 당초 기대에 부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거점도시 중심으로 투자할 경우 인접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파급 효과도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산의 생산성이 1% 개선될 경우, 경남과 울산 GRDP는 각각 0.9%,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경남의 생산성이 1% 개선될 경우 부산과 울산의 GRDP는 각각 0.50%, 0.1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공공기관 이전 시 많은 지역에 분산하는 것보다 소수의 거점도시에 집중 이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적절한 거점도시의 개수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혁신도시 갯수 10개보다 적다는 것을 도출했다.
연구팀은 “주요국 중 일본(330명/㎢)은 거점도시가 3개, 영국(270명/㎢)과 독일(230명/㎢)은 6개 정도”라며 “종합해보면 GDP가 3만 달러 이상, 인구밀도가 200명/㎢ 이상인 국가들의 비수도권 거점도시는 10만㎢(우리나라 국토면적)당 1~6개로 우리나라 혁신도시의 개수(10개)보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도권 밖에서 서울과 대등하지는 않아도 일부 분야에서는 서울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들이 존재해야 수도권으로의 일방저인 쏠림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과거 인구가 증가하고 거주지역이 확장되던 시기에는 저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국토의 구석구석에 빠짐없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지역 개발의 재원은 더욱 한정될 것인 만큼 투자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소수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