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7월부터 장례식장에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장례 문화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우리 주변에서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 중 하나가 장례식장이다. 밥그릇과 국그릇, 대·중·소 접시, 수저, 컵 등 일회용품이 9종이나 된다. 식탁보까지 일회용 비닐을 사용한다. 모두 한 번 쓰고 버려진다.
환경부가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전국 장례식장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되는 일회용품 쓰레기는 3억7000만 개로, 총 2300톤(t) 규모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접시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회사가 복지의 일환으로 회사 로고가 그려진 일회용품을 직원의 상례에 제공하는 게 확산하면서다.
그러나 최근 일회용품이 환경 및 건강에 미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 2월 한국소비자원은 일회용기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이 다회용기보다 최대 4.5배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6월 서울시는 적극적인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및 다회용품 사용 장려를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26년까지 서울 지역 모든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장례식장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 참여는 아직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친환경 장례 문화 선도를 위해 다회용기 보급에 앞장선다. 2024년 7월부터 약 6개월간 시범 운영해 상주 및 조문객 혼선을 최소화하고, 2025년부터 다회용기 사용을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시범 기간에는 서울시와 협조를 통해 기존 상조업체에 다회용기 사용을 알리고 설명회도 갖는다. 조문객에게는 다회용 그릇, 수저, 컵을 제공하며 사용한 다회용기는 서울시에서 엄선한 세척전문업체에서 수거해 친환경적인 초음파 세척 및 소독 과정을 거쳐 포장 후 다시 공급된다.
병원은 다회용기 도입을 통해 매년 일반 쓰레기 발생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은 2021년에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친환경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병원 업계 ESG 활동을 선도 해나가고 있다”며 “장례식장의 일회용기 사용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고정관념을 깨고 친환경 장례 문화가 확산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