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LNG 비즈니스 허브’ 도약의 길

입력 2024-05-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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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

우리나라 가스산업의 발전은 정부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를 육성·지원하면서 이루어졌다. 40여 년 전 가스 불모지대인 한국에 전국 5000km 환산 배관망과 세계 최고 LNG 터미널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가스공사 덕분이다. 이에 더해 지역 도시가스 업계는 수도권 90% 이상, 전국적으로 85% 이상 도시가스를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가스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20년 전부터 도입된 자가소비용 LNG 직수입 제도는 우리나라 가스산업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였다. 민간기업이 스스로 필요한 만큼 산업 및 발전 용도로 LNG를 수입함에 따라 이제 우리나라 LNG 도입 규모의 20% 가까이 민간에서 책임지게 되었다. 비록 전체의 5분의 1 규모이지만 민간 LNG 도입이 정착됨에 따라 국내 수요 변화나 LNG 공급 차질 등 LNG가 남거나 부족할 때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물량 교환 등을 통해 수급 조절을 원활히 할 수 있었다. LNG 직수입 제도를 통하여 가스공사 단독으로 국내에 LNG를 공급할 때보다 수급 조절이나 가스인프라 활용 차원에서 더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되었다.

가스공사·민간업계 파트너십 강화 절실해

LNG는 전적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할 수밖에 없지만, LNG 산업은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다. 우선 가스공사와 민간수입사 간 LNG를 공동구매 하는 것은 어떨까?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물량을 수입하는 가스공사의 도입경쟁력·글로벌 교섭력과 20개가 넘는 민간 직수입사의 다각적 네트워크 채널이 LNG 공동구매를 통하여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석유와 달리 공급국가와 공급기업이 한정된 글로벌 LNG 시장 구조를 감안하고 우리가 공공과 민간 파트너십을 도모한다면 훨씬 유리한 게임이 될 듯하다.

나아가 ‘가스한국 파트너십’이 LNG 트레이딩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부 민간 직수입사가 LNG 트레이딩을 한다고 하지만 가스공사가 본격적으로 합류한다면 아마 우리나라 가스 도입의 경쟁력과 시장기회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가스공사가 LNG 트레이딩을 통하여 민간 LNG업계와 함께 정부의 가스수급계획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LNG 트레이딩 분야에 가스공사가 민간 직수입사와 함께 파트너로 참여할 경우, 가스터미널·저장탱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인프라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가스 내수 규모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LNG 트레이딩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세계 3위 규모의 국내 LNG 수요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경쟁력 있는 LNG 트레이딩 비즈니스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아시아, 적어도 동북아 LNG 비즈니스의 허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세계 최고 가스 인프라·기술력 활용을

다음으로 공공·민간 LNG 파트너십을 통하여 글로벌 LNG 투자 진출 기회와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 참여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해외 LNG 프로젝트에 가스공사가 투자함에 따라 민간 LNG 업계도 참여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AI 기술 및 데이터 산업을 염두에 두고 전 세계는 고급 에너지원으로 전기화를 추구하면서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여 일반 에너지원의 가스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때 글로벌 가스 인프라 비즈니스나 전 세계 석탄발전의 LNG화에 가스공사와 민간LNG업계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해야 하지만 가스인프라 그리고 가스기술 및 비즈니스 운용 경험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글로벌 가스 비즈니스 시장에서 ‘가스한국 파트너십’을 통하여 사업권을 확보하고 인프라 구축 및 가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LNG는 수입하되 LNG 산업은 수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석유를 전적으로 수입하지만, 석유화학산업을 수출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아프리카나 동남아 그리고 중남미 등 글로벌 신흥성장국을 대상으로 가스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스 서비스 공급자로 나서게 되면 이것이야말로 가스산업 수출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세계 도처에 석탄 발전을 LNG 복합발전으로 전환하고 다시 수소혼소발전으로 탈바꿈시키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가스분야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이렇게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하여 한국가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면 앞으로 펼쳐질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세계적 신에너지 수요에 부응하여 가스산업을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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