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부각…“100% 보장은 아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위축되며 원금 보장을 전면에 내세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원화 ELB 발행액은 5조42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3조6766억 원)에 비해 47.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준 ELS 발행액은 9조6998억 원에서 4조6601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ELB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ELS와 유사하다. 다만 조건을 달성하지 못해도 원금을 보장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지난해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ELS 원금 손실 사태에 ELS를 향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며 ELB로 관심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도 수익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며 ELB를 홍보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ELS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키움 제648회 ELB를 판매했다. 만기는 1년으로 세전 5%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26일까지 네이버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월지급식 수익 추구 원금지급형 ELB 상품을 공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까지 공모주 청약 기념 특판 ELB를 판매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ELB를 출시해 206억 원을 모집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여러 증권사 ELB를 펀드로 만든 만큼 위험성 축소에 한층 유리하다며 차별화에 나섰다.
다만 금융당국은 ELB도 발행사가 파산하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원금 지급형이라는 것은 기초자산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뜻이지, 원리금 상환 가능성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또 ELB 투자금은 법적으로 별도 예치 의무가 없어 발행사인 증권사의 고유재산과 분리되지 않으며, 정부가 5000만 원 한도 내 보장하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ETP리서치팀 팀장은 “올해 파생결합증권 시장은 글로벌 자산 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라 엇갈린 전개를 보일 것”이라며 “원금 보장, 비보장 등을 아우르는 상품구성과 기초자산 확대, 안정성 보강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