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산 압류해 재건에 쓰는 것 가능해져
2차대전 배상 문제 남은 독일, 소급적용될까 우려
러시아 경제 보복 우려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미온적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옆에서 연설하고 있다. 빌뉴스/AP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4/05/600/20240501165156_2019494_1200_800.jpg)
현재 미국은 3000억 달러(약 416조 원) 상당의 러시아 해외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 방어와 재건에 쓰자는 입장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로 표시돼 있다. 이 중 약 2100억 달러는 벨기에 결제서비스 회사 유로클리어가 보관하고 있으며 나머진 서방 은행들에 보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에 이스라엘까지 지원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지나친 지출을 맹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지원법에 서명해 한숨 돌렸다. 해당 법안은 러시아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러시아는 크게 반발했다. 곧바로 자국 내 JP모건체이스 자산 4억4000만 달러를 압류하며 맞불을 놨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투자자의 현금을 포함한 자산을 우리도 압류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의 유럽의회 선거 광고판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카타리나 보리 유럽의회 의원이 보인다. 베를린/AF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4/05/600/20240501165156_2019495_1200_914.jpg)
폴란드는 2022년부터 1조3000억 달러, 그리스는 2019년부터 3000억 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독일에 요구하고 있다. 독일은 1990년 조약을 통해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 자산 압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조르자 멜로니(왼쪽) 이탈리아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대화하고 있다. 로마/AP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4/05/600/20240501165156_2019496_1200_800.jpg)
러시아 해외자산 상당수가 머무는 벨기에 정부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부채 압박을 받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해외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쟁이 끝난 후에 배상 요구와 재산 압류 중 하나를 선택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다만 타 국가의 외환보유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전례 없던 일이라고 브루킹스연구소는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자산 압류 문제는 당분간 대러 제재 강화에 한 뜻인 서방 동맹을 흔드는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