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팔 사람은 진작 다 팔았다"…금·달러 고공행진에도 발길 뚝

입력 2024-04-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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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에 이어 거래 패턴까지 동조화 현상 보이는 금·달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금·달러
상인 '미적지근'…개인 '상승 기대'
비슷한 패턴 보이는 두 안전자산

▲17일 오전 서울 종로3가 일대에 있는 귀금속 도매상가의 문이 닫혀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17일 오전 서울 종로3가 일대에 있는 귀금속 도매상가의 문이 닫혀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금(金)사과', '금징어', '금겹살' 등 수급이 한정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물품들에 으레 '금'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금'이라는 존재가 그만큼 귀하고 비싼 존재로 통용된다는 의미다.

최근, 금은 본인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금값이 전례 없이 상승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4.80달러(1.04%) 오른 온스당 2407.80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향후 6개월~18개월 내 금값 온스당 3000달러를 예상한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금 시세는 뜨겁지만, 현장은 차갑기만 하다. 17일 찾은 서울 종로3가 귀금속 거리 일대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금은방 업주 50대 A씨는 "금이 한 돈(3.75g)당 30만 원 대 초반일 때는 어느 정도 거래가 됐었는데 지금은 손님들 발길이 아예 끊겨버렸다"라며 "생활고 등의 이유로 팔 사람은 진작 다 팔았고, 지금 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격이 더 오를 걸 기대하고 안 팔고 있다"라고 전했다.

30년간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B씨는 "지금 금 시세가 비싸니까 사는 사람은 당연히 없다. 의외로 파는 사람도 많지 않다"라며 "금을 사지도, 팔지도 않으니 시장의 활기도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3가 일대에 있는 금은방에서 손님이 상담을 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17일 오전 서울 종로3가 일대에 있는 금은방에서 손님이 상담을 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이날 금은방을 찾은 60대 C씨는 "금값이 비싸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있는 귀금속을 팔아볼까 해서 금은방에 들렀다. 지금 당장 매매를 할 건 아니고, 우선 두고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은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와 통상 반비례 관계에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구매할 수 있는 금의 양이 늘어 금값이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내리면 반대 관계가 성립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금값과 달러 가치가 동시에 오른다는 뜻이다. 16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6.06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 가치 상승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직결된다.

인사동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D씨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환전 문의가 많이 들어오긴 하지만 정작 실제로 오시는 분은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작년에 고점을 찍었던 사례가 있으니 현재 시점에서 더 오를 거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투자 심리도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 선물 가격 움직임을 반영하는 KODEX 골드선물(H)과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의 경우 최근 한 달(3월 15일~4월 17일)간 유의미한 거래량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관련 ETF를 사거나 팔고 싶다는 문의는 따로 없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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