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올림픽 전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은 바흐 위원장이 ‘보반’과 ‘렉서스’로 알려진 러시아 유튜버들과 통화 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빈과 렉서스는 본명이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 알렉세이 스톨야로프인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 유튜버로, 이 유튜버들은 자신들이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위원장이라고 속인 채 대화를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 이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해리 왕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에게도 신분을 속인 채 전화를 걸어 진땀을 빼게 한 바 있다.
바흐 위원장은 이들과 통화에서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적정성을 판단할 특별 패널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IOC 차원에서 인터넷, 언론, 공개 성명을 모니터링하는 특별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문제 되는 발언을 한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선수나 임원들의 행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IOC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인 벨라루스 선수들을 개인 중립 자격으로만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허용한 상황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군사 작전을 지지해선 안 되고 자국 국기나 국가도 사용해선 안 된다.
보반과 렉서스는 바흐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전날 자신들의 채널에 게시했다. 이에 앞서 IOC는 지난달 22일 바흐 위원장이 가짜 전화에 속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국제 스포츠의 신뢰를 떨어트린다”며 바흐 위원장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스포츠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감시 활동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모두에게 적용된다면 이해할 수 있다”며 “바흐 위원장의 발언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