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이틀째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 크렘링궁이 미국이 러시아 당국을 상대로 은밀한 영향력 공작을 펴려고 해왔다고 주장했다. 대선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중국에서 반정부 여론이 조성되도록 하기 위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작전을 승인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는 수년간 이 같은 활동을 경험해왔다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관련 기관들, 정보기관들은 우리나라에서 같은 일을 해왔고 여전히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개입 시도에서 국내 정치 지형과 우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만이 미국 특수 기관들의 작업의 효과를 크게 축소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그들이 그들의 시도를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미국은 비슷한 공작을 타국 정부들을 대상으로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16일 서방이 지난 한 해 동안 러시아 대선을 방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우리의 반대자들은 단지 한주나 한 달 전부터 선동하지 않았다"면서 "내게는 지난 한 해 동안 그들이 대선을 방해하거나 대선이 치러지는 것을 막거나 여러 방식으로 선거에 대한 생각을 왜곡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은 잘못된 정보 공작을 펴고 러시아 기관의 애플리케이션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차단하는 등 사이버 영역에서 영향력을 미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7일에는 린 트레이시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초치해 "내정간섭을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한 데 이어 11일에는 미국이 러시아 대선에 간섭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러시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위한 계획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