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수년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인원 감축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실적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연봉과 성과금을 두둑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각각 30억4400만 원, 8억5900만 원을 받아 총 39억3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도 38억 7500만 원 대비 2800만 원(0.7%) 늘어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 회장에게 보수로 급여 8억400만 원과 상여 5500만 원을 지급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는 급여 24억6200만 원, 상여 5억1300만 원, 기타근로소득 6900만 원을 지불했다. 보수 총액과 별개로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5171주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219주도 받았다.
이상목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는 지난해 연봉 6억7300만 원(급여 5억1900만 원, 상여 1억5400만 원)을 수령했으며,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7억1500만 원(급여 5억7500만 원, 상여 1억 4000만 원)을 받았다.
사외이사 보수도 올랐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5000만 원으로, 2022년 3000만 원에 비해 2000만 원(66.7%) 늘었다. 감사위원회 위원의 1인당 평균보수액도 2022년 5100만 원에서 지난해 7200만 원(41.2%)으로 증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직원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직원 수(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 포함)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5830명에서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해 4782명으로, 1048명(12%)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는 4494명으로 최근 4년 동안 1128명(20%) 줄었다.
직원 수 감소 원인으로는 경영난에 따른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수 년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면세점 및 중국 사업 부진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1.1% 감소한 3조6740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은 없었고, 특정 사업부에서 진행했던 조직개편과 자연 감소(퇴사) 증가 등으로 직원 수에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