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내홍에 지지율 난조…정권 심판론도 흔들
총선 패배 시 임종석 등 '잔류 친문' 전대 도전할 듯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반명·친문 현역의 거취가 대부분 윤곽을 드러냈다.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현역은 6명. 당초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거듭된 내홍과 지지율 하락세에 따른 총선 패배 우려가 고조되는 터라,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되거나 전략지역 지정 등 공천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현역은 이날까지 김영주·박영순·설훈·이상헌·이수진·홍영표 의원 등 6명이다.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앞서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연말연초에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이상민·조응천 의원을 더해도 총 10명에 불과하다.
현재 민주당 현역은 158명으로 탈당률은 6% 미만이다. 최근 정점으로 치달았던 공천 파동을 감안하면 문단속은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우선 '하위 20%' 대상 31명 중 과반인 16명이 경선 득표 20~30% 감산을 감수하고 공천 레이스에 뛰어든 데다, 친명 지도부의 사천 논란 속에서도 이인영·윤건영 의원 등 일부 친문도 공천장을 받았다. 여기에 중성동갑 공천에서 제외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잔류 등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친문 이탈 동력 약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 탈당파조차 단일대오는 불발된 상태다. 김영주·이상민 의원은 국민의힘,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개혁신당, 김종민·박영순 의원은 새로운미래로 각각 당적을 옮겼다. 이상헌·이수진 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 설훈·홍영표 의원은 탈당한 의원들과 반명연대를 우선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은 새미래와 총선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새미래(2석)는 현재까지 '총선 기호 3번'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호 3번을 받으려면 녹색민주당(6석)보다 많은 현역 7명 이상이 필요하다.
발등의 불은 잠재웠지만, 문제는 하락하는 지지율이다.
메트릭스가 연합뉴스·연합뉴스TV 의뢰로 2~3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민주당은 32%, 국민의힘은 39%로 집계됐다. 양당의 격차는 7%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 무선전화면접·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2%p 올랐고, 민주당은 4%p 내렸다.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당초 '정권 심판론' 극대화를 기대한 민주당 총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면서 지도부는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공천 파동에 더해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파업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정권 심판 이슈가 상대적으로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4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당 전략기획국에 지지율 제고 방안 마련 등을 지시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여론조사 보도를 공유하고 "떨어졌다는 얘기는 있어도 올랐다거나 회복됐다는 얘기는 없는 것, 민주당 지지율 얘기"라고 적기도 했다.
계파 갈등의 분수령으로 꼽힌 임 전 실장 등 친문 집단 탈당이 불발된 배경에 이같은 당 상황이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 이재명 대표는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고, 친명계 영향력 약화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이 지지율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고 총선을 그르치면 당에 남은 반명·친문 인사들에 의해 주류가 전면 교체될 수 있는 셈이다. 당장 임 전 실장이 잔류하자 당 안팎에선 차기 당대표 출마설이 제기됐다.
비명계 관계자는 "총선을 지면 이 대표의 사퇴는 기정사실"이라며 "좋든 싫든 이 대표가 독박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차기 전당대회에서 친문이 당권을 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