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면 요리를 즐기기 위해 흔히 떠올리는 먹거리 중 하나다. 간편한 데다 맛도 뛰어나 이제는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즐기는 훌륭한 K푸드로 자리 잡고 있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매달 신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기존 제품에서 한 발짝 나아간 파생 제품이 많다. 다만 신라면, 진라면 같은 전통 강자가 워낙 굳건한 탓에 신제품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 최근 조용한 돌풍을 일으킨 제품이 있다. 풀무원이 지난달 출시한 '로스팅 서울라면'이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서울시와 풀무원이 함께 공동 개발한 건면 제품으로, 서울 '굿즈'의 성격도 짙다.
풀무원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굴지의 식품사지만 라면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다소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서울라면은 서울시가 이달 개최한 '서울 라이프 팝업스토어'에서 초도 물량 5300봉이 모두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호평에 힘입어 이달 말부터는 마트, 온라인 이커머스 등 일반 유통 채널로 확대 판매를 시작했다.
28일 저녁, 화제를 모은 서울라면이 궁금해 끓여 맛을 보기로 했다. 서울시 굿즈용으로 출시된 라면인 만큼 패키지에도 공을 들였다. 화려한 분홍색 패키지가 시선을 끌어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봉지를 여니 라면 면과 함께 스프 1봉이 동봉돼 있었다. 스프에는 '환경을 생각한 1팩(Pack) 포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국물과 건더기 스프를 한 봉지에 합친 것이다.
조리법대로 물 500㎖를 끓인 후 면, 스프를 함께 넣고 4분 30초간 더 끓여냈다. 완성된 라면의 면발을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니 한눈에 봐도 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비교적 단순한 기본 라면에 가까워 보였는데, 건더기로는 미역과 당근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한입 먹어보니 예상보다 다소 매웠다. 매운맛의 가늠자로 흔히 쓰이는 농심 '신라면'과 비교하면 살짝 더 매콤하게 느껴졌다. 서울라면의 가장 큰 장점은 맨눈으로도 느껴졌던 면발의 쫄깃함이었다. 건면을 사용해 기름기가 적고, 국물 맛도 담백한 편이었다. 고소한 맛도 살짝 느껴져 풍미도 나쁘지 않았다.
칼로리도 부담이 없었다. 한 봉지가 360kal였는데, 시중에 파는 다른 라면이 보통 500~600kal인 점을 고려하면 다이어트용으로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 봉지가 97g에 불과해 일반적인 라면 무게인 120g과 비교하면 양은 다소 적었다. 가성비를 쫓는 소비자라면 적당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라면의 인기가 롱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다양한 제품을 맛보길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도전해 볼 만한 제품이라고 판단됐다.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자사 라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서울라면의 인기는 풀무원에 반가운 소식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