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무역수지비, 직전해 0.80에서 0.78로 하락...무역적자 확대
우리나라 기술수출이 2022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술수출보다 도입(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기술무역 적자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022년 기술무역통계’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나라 기술수출은 전년 대비 3억 달러(2.0%) 증가한 152억2000만 달러(약 20조2745억 원)를 기록했다. 기술도입은 9억4000만 달러(5.0%) 증가한 196억3000만 달러였다. 기술수출과 도입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수출과 도입을 합한 기술무역도 348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수출보다 도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기술무역수지비는 직전해 0.80에서 0.78로 하락했다. 무역수지는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말한다. 즉 무역적자가 직전해 37억7200만 달러에서 44억1700만 달러로 커졌다는 이야기다.
기술무역 적자 확대 요인으로는 중국과 미국이 꼽힌다. 중국의 경우 기술무역수지 흑자액이 2022년 8억1000만 달러로 교역국 중 가장 큰 국가이긴 했지만 흑자액 자체가 전년 대비 약 65% 급감했다. 이는 5년 연속 감소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에 대한 기술수출은 2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7% 감소했다. 게임 분야 기업의 기술수출 감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우리의 기술도입은 반도체 분야의 기술 도입 증가 영향으로 1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6% 급증했다.
미국은 우리의 기술수출이 44억8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기술도입은 68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대(對) 미국 기술무역 수지는 23억5000만 달러 적자로 교역국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액이 전년 대비 40% 줄긴 했다. 기술도입이 전년 대비 소폭(2.4%) 감소하고 전기·전자, 정보통신(게임) 산업의 기술수출 증가에 힘입어 기술수출이 40% 급증하면서다. 과기정통부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최근 5년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무역통계는 매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규모와 구조를 분석하는 통계다. 이번 통계 결과 도출을 위해 4401개 업체(5만607건)의 기술수출 거래와 4639개 업체(3만3794건)의 기술도입 거래 실적이 분석대상이 됐다.
기술무역은 국가 간 기술 흐름과 기술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술무역의 절대량 증가는 국가 간 기술유통의 활성화와 기술경쟁력의 향상을 가능케 한다. 지난 20여 년 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은 규모가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비도 3배 넘게 개선(2002년 0.23)됐다.
다만, 우리나라 기술무역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43.2%)가 높고, 반도체·인공지능(AI)·자동차 등 첨단 기술의 비중이 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기술의 확보와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반도체·AI·첨단 모빌리티 등 기술패권 경쟁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12대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