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지난해 연결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손실을 내면서 법인 설립 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이마트의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친 탓이다. 신세계건설은 즉각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69억 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낸 것은 신세계그룹에서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분할해 법인을 설립한 이후 처음이다. 연간 매출액은 29조47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875억 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당기순이익 적자 역시 법인 설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이마트는 매출 7조3561억 원, 영업손실은 85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연간 총매출액은 16조5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1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9억 원 감소했다. 별도기준 4분기 총매출액은 4조625억 원, 영업이익은 393억 원이다.
이마트는 영업손실의 주 원인으로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의 선반영으로 전년보다 1757억 원이 늘어난 18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또 이마트의 이커머스부문도 영업이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SSG닷컴과 G마켓의 연간 영업손실은 각각 8030억 원과 321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G마켓은 작년 4분기,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마트의 오프라인 주요 자회사들이 엔데믹 이후 성장세라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신규점 출점 효과로 전년 대비 174억 원 늘어난 13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사업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58억 원 늘어난 2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방문객 증가로 120억 원 늘어난 1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투숙률 상승과 리테일사업 호조로 전년 대비 181억 원 증가한 40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이마트는 ‘독보적 가격리더십’과 ‘고객 경험 극대화’를 통해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이마트는 올해 연결기준 순매출은 전년 대비 2.8% 신장한 30조3000억 원, 별도기준 총매출은 전년 대비 1.5% 신장한 16조8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또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3사 기능 통합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물류 효율화로 주요 상품을 상시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온ㆍ오프라인 집객 선순환 시너지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하고, 온라인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연말엔 사상 첫 연매출 3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갉아먹은 신세계건설은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부문 일체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결의했다. 4월 말까지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의 레저사업은 조선호텔앤리조트로 일원화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부문 매각으로, 건설이 자본을 확충하고 부채비율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면 그룹 차원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