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규모 정책 대출 집행이 시작되면서 전국적인 부동산 거래 한파를 녹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조 원 규모 신생아 특례대출과 최대 15조 원 규모의 보금자리론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매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당시 집값 반등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은 이날부터, 보금자리론은 다음 날부터 신청 접수를 진행한다. 정부 특례대출은 곧장 부동산 시장에 직접 영향을 준다. 지난해 ‘주택가액 9억 이하, 소득제한 없음’ 조건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지난해 9월 말까지 공급되면서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집값이 들썩였다. 이번 특례대출 시행에 거래 한파가 물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0일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57건으로. 1월 1413건보다 1044건 증가했다. 이후 줄곧 거래량이 늘어 지난해 8월에는 3899건까지 늘었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후인 지난해 10월부터는 매수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10월 2337건, 11월 1843건, 12월 1811건으로 쪼그라들었다.
매매량 증가는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세도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0.01% 반등한 뒤 11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달 0.13% 하락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시행과 종료 이후 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상승세가 포착됐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생아 특례대출과 보금자리론 시행으로 경기지역과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아이를 얻은 가구들은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을 기다렸다가 매수에 나서는 대기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또 보금자리론도 새로 시작되는데 해당 대출 대기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 거래량을 증가시킬 것이다. 특히, 대상 주택가액 6억 원과 젊은 신혼부부 수요가 많은 신축 단지의 교집합을 고려하면 서울 인근 경기지역의 거래량 회복세가 서울보다 조금 더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KB부동산 허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강북 14개 구 평균 아파트값은 9억2386만 원, 경기도는 5억4489만 원으로 특례대출 가능 범위에 속한다. 하지만 서울 강남11개구 평균 아파트값은 14억4480만 원으로 기준을 초과한다.
아울러 이번 정책 대출은 대상자와 대출 가능 주택 규모가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작은 만큼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가액은 6억 원 이하이므로 경기지역과 서울 외곽지역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릴 전망이다.
윤 위원은 “이번 특례대출에 따른 거래량 증가 폭은 지난해 특례보금자리 대출보다 더 적을 것”이라며 “올해 특례대출이 대상과 규모가 작은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은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지난해 1월 1일 이후 출생부터 적용)한 무주택가구 또는 1주택자 중 연 소득 1억3000만 원(부부합산)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전용면적 85㎡형 이하 중 주택가액 9억 원 이하다. 보금자리론은 일반 기준 소득 7000만 원(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에 주택가액 6억 원 이하 주택 매매 때 신청할 수 있다.